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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반도체 시장 (1편)

몰랐겠지만, 당신도 이미 TSMC 제품 사용자

삼성도 이겨 먹는다는 TSMC, 근데 왜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거지?


반도체 관련 뉴스를 보면 삼성이 맨날 TSMC 한테 점유율로 한참 밀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뉴스를 보다 보면 ‘난 TSMC 제품은 한번도 써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도대체 쟤네는 어디서 잘 나가는 회사인 거야?’라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인텔이나 엔비디아, 퀄컴 같은 회사는 들어봤고 내 컴퓨터도 인텔 CPU 쓰는 것 같던데, TSMC는 참 생소하다. 이는 TSMC 같은 파운드리 회사는 위에 유명한 회사들의 외주를 받아서 생산만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TSMC의 주요 고객사는 애플, 엔비디아, AMD 등으로, 만약 당신이 지금 아이폰을 쓰고 있다면, 이미 당신은 당신도 모르는 사이 TSMC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50~60%로 반수 이상의 규모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는 대부분 위와 같이 위탁 생산을 거친다. 이를 제작하는 데에는 설계부터 판매까지 여러 공정을 거치게 되는데, 최종 제품에 들어가는 로고는 보통 설계하는 회사의 이름이 들어가게 되지만, 그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정말 여러 회사의 손을 거치게 된다. 오늘은 이런 시스템 반도체 생산의 여러 공정과 주요 플레이어들에 관해 공부하여 보고자 한다.



시스템 반도체가 만들어지기까지 주요 3단계


시스템 반도체는 생산 공정은 1) 설계 2) 생산 3) 조립 및 검사로 크게 3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시스템 반도체 생산 업체들은 각각의 전문 분야에 집중하여 설계하는 회사면 설계만, 생산하는 회사는 생산만 한다. 다만, 몇몇 회사는 모든 공정을 직접 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인 회사는 인텔이다. 인텔은 자사 CPU를 비롯한 여러 반도체를 직접 설계부터 생산 및 조립까지 하는데, 이처럼 여러 가지 공정을 전부 수행하는 업체를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이라고 부른다. (단, 최근 인텔은 경쟁사가 점점 점유율을 빼앗아 가고, 많은 고객사가 이탈하면서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 사업에도 진출했다.)



설계 : Fabless, Design House


시스템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은 Fabless 또는 Design house라고 부른다. Fabless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을 뜻하는 Fab이 없는 업체라는 뜻이고, Design House는 설계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라는 뜻이다. Fabless 시장에서 상위 5개 업체가 차지하는 매출의 비중은 전체 시장의 90%에 육박한다. (’22년 3분기 기준 88.1%) 상위 5개 업체는 Qualcomm, Broadcom, Nvidia, AMD, 그리고 MediaTek로서 각 업체의 전문 분야가 다르다. Qualcomm은 많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Snapdragon 시리즈와 같은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에 들어가는 AP로도 유명하지만, Qualcomm은 전통적으로 4G, 5G와 같은 위성 통신 관련 칩셋 디자인의 강자이다. Broadcom은 조금 생소할 수 있겠지만, Wifi, Bluetooth와 같은 단거리 무선통신과 유선통신 칩셋의 최강자이다. NVIDIA와 AMD는 비교적 많이들 알고 있다시피 컴퓨터에 탑재되는 그래픽 카드를 설계하는 업체들이며, AMD는 CPU 사업부도 규모가 크다. 마지막, MediaTek은 중저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티비 등에 탑재되는 중저가형 AP를 설계로 유명한 회사이다. 다만, 이 상위 5개 업체 중에 인텔은 IDM으로서 설계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가 아니다 보니 1대1 비교가 쉽지 않아서 제외되었으며, 애플은 위 업체들처럼 설계만 담당하지만, 외부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재매입하여 자사 제품에 탑재하기에 비교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위 두 업체도 디자인하우스로서의 역량으로서 줄을 세울 수 있다면 상위권에 해당했을 거라 생각된다.

Trendforce, '22년 3분기 디자인하우스 매출 순위


생산 : Foundry


생산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들을 Foundry라고 부른다. Foundry는 사전적인 의미로는 주조 공장이라는 의미로 대형 대장간의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단, 반도체 산업이 발전하면서 반도체 제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들을 Foundry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들의 경쟁력의 지표로는 대표적으로 생산성을 기반으로 한 가격경쟁력, 또는 생산공정의 고도화를 기반으로 한 기술경쟁력이 있다. 뉴스에서 3nm, 4nm 공정 등과 같은 용어들을 들어본 적이 있을 텐데, 이는 (굉장히 간단하게 설명하면) 얼마나 미세하게 회로를 그려낼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공정이 점점 미세하면 미세할수록 적은 원자재를 써서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어서 가격경쟁력이 좋아지며, 트랜지스터 간의 거리가 줄어들면서 전력 소모와 발열을 줄이며 기술경쟁력이 좋아진다. 따라서, 공정의 미세화 수준이 해당 업체의 매출 순위와 직결된다. 업계 매출 부동의 최강자이자 전체 시장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대만의 TSMC로서 주요 고객은 애플, Qualcomm, Broadcom, NVIDIA, AMD 등이다. 위에 설명했던 Fabless 상위 4개 사가 전부 TSMC에 생산을 외주주고 있으니, 매출이 1위일 수밖에 없다. 2위는 한국의 삼성전자로서 Qualcomm, NVIDIA, Google, Tesla 등이 주요 고객이다. 설계 업체는 여러 반도체를 설계하면서 각각의 반도체에 다른 Foundry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으며, 같은 모델이라도 공급 안정성과 가격 같은 이유로 2개 이상의 Foundry에서 생산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양산 반도체 중 가장 미세한 공정인 3nm 공정을 TSMC보다 먼저 개발하였지만, 후발 주자인 TSMC보다 수율이 낮은 이슈로 현재 기술력이 뒤처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세 번째는 중국의 UMC로서 주요 생산 공정의 미세화가 TSMC나 삼성처럼 고도화되진 않았지만, 낮은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업체로서, 주요 고객은 Texas Instruments, MediaTek, Realtek 등이 있다. 4위는 미국의 GlobalFoundries로서 기존에 AMD의 생산 부문을 ATIC가 인수하여 Foundry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 탈바꿈하였다.

Trendforce, '22년 3분기 파운드리 매출 순위



다음편에선 마지막 단계인 조립 및 검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몇가지 주요 뉴스들에 대해 소개하여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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