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집인가? 5년 차 MZ 직장인의 넋두리

01. 회사 밖에서도 살 길을 찾고 싶다

by 여름

만 27세, 어느덧 5년 차 직장인이다. 5년이면 대학교 하나를 졸업하고 남는 시간이다.


그 긴 시간 동안 나는 '회사가 아닌 다른 길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회사 밖에서도 살 길을 찾고 싶다.



처음엔 회사가 문제인가 했다. 사회초년생, '문송'한 내가 연봉을 7천만 원씩이나 받으면서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었다니 엄청난 문제가 있었을까? 아니다. 매일 야근을 했냐고? 아니. 이직한 지금 회사에서 야근이 훨씬 많다. 그럼 죽도록 싫은 누군가 있어서 도망쳤냐고? 아니. 처음에 있었지만, 결국 그 사람은 퇴사하고 없었다. 그런데도 난 왜, '뭐가 잘나서', '뭐가 그렇게 싫어서', '돈 많이 주는 좋은' 회사를 내 발로 나왔을까?



그리고 나는, 지금, 퇴사해서 행복한가?



아니. 그것도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팀을 옮겨 다른 업무를 해보아도, 회사를 옮겨도 '회사 밖에서 살 길을 찾고 싶다'는 것이 더 확실해졌다.




"회사가 집인가?"


이직한 회사에서 팀을 옮기고, 최근 팀원들과 하는 농담이다.


"매트리스 하나 깔고 자~ 어차피 곧 오잖아."


그러게.. 나 어차피 곧 또 여기 와야 하네. 지금 시간은 저녁 10시. '어쩌다 한번 하는 야근'이 아닌, '어쩌다 한 번도 못하는 정시 퇴근'이 일상이 됐다. 6시가 정해진 퇴근시간이지만, 7시에만 퇴근해도 꽤 일찍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1시간' 야근은 야근을 안 한 걸로 친다.



"일-집-일-집-일-집..."


"이게 사는 건가??"



이러려고 사나 싶었다. 이렇게 살고 싶지가 않았다. 이렇게 살 수가 없었다. 체력이 못 따라주니 매일 피곤하고, 예민해져서 힘든 마음에 퇴근길 지하철에서 눈물을 또르륵 흘리기도 했다. 이 힘듦에 누군가를 원망할 수도, 무엇을 탓할 수도 없었다. 엄마에게 전화해 "힘들다"라고 투정하는 것도 한두 번이었다. 나아지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누구도 내 인생을 바꿔줄 수가 없다. 내 인생은 나만이 바꿀 수 있다. 나만이 나를 구원할 수 있다.


"이렇게는 못 살겠다."



이렇게는 안 살아야겠다. 회사 밖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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