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작가가 브런치를 해야하는 이유는?

<우리의 시간은 공평할까> 출판 노트 : 브런치를 하세요!

by 양승광

2018년 12월. 편집자가 책을 쓰라고만 한 것은 아니었다.

“책을 쓰겠음?”

이 질문에 “ㅇㅋ”를 전송하자, 다음 질문이 날아왔다.

“브런치는 하심?”

“.....”


브런치는 먼 옛날, 아마 3~4년 전 신청을 했다가 떨어진 경험만을 안고 있었다. 블로그 상의 정치비평을 링크시켜서 지원했었는데, 이해 못 할 탈락이었다. 자기소개에 성의가 없었는지 싶어 같은 링크에 자기소개만 보충하여 다시 시도했었다. 결과? 마찬가지였다. 이후 내 폰에서 브런치 앱은 지워졌다. 삐져 있었다고 할 수도 있었을테지만, 새로운 노력을 하면서까지 브런치에 진입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는 이유가 더 컸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브런치를 하라고?


편집자의 말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첫 번째, 책 판매에 있어 중요한 건 인지도인데, 이 작업은 출판 이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물론 셀럽이라면 이런 작업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당신은 셀럽이 아니지 않은가? 그러면 브런치를 시작해야하지 않겠음둥? 아! 그리고 브런치에서 작가 이름 설정할 때 본명으로 하삼. 괜히 민망하다고 필명으로 브런치 만들고, 나중에 본명으로 책 나오면 연결이 안 되니 말입니당.

두 번째, 우리가 만들려는 건 대중서다. 그런데 당신! 대중서 써봤어요? 그간 써본 거 논문 아니예요? 전문서 출판이라면 당신한테 브런치 하라고 안 하겠음. 그런데 대중서로 가려면, 독자들이 어떤 글을 좋아할지, 한 꼭지의 양은 얼마나 되어야 할지 감을 익혀야 하지 않겠어요? 브런치가 가장 좋아요. 바로 브런지 하세욧!


물론 우리, 아니 나의 편집자가 위엣처럼 말했을리 없다. 그는 언제나 부드럽고 상냥한 캐릭터니까. 하지만 대충의 내용은 틀리지 않는다.


나는 브런치에 다시 작가신청을 했다. 내딴에는 아주 매력적이고 감각적으로 글을 썼고, 나는 합격통지를 받았다. 물론 앞 문장의 “아주 매력적이고 감각적”이라는 건 그렇게 글을 썼다는 것, 행위에 불과하다. 글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만일 글이 매력적이고 감각적이었다면 앞의 문장은 “아주 매력적이고 감각적인 글을 썼고”라고 표현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브런치가 일년이 넘었다. 열심히 쓸 때는 사흘에 한 번씩 올리기도 했고, 다른 일로 바쁠 때는 한 달을 그냥 비워놓기도 했다. 연재를 한다고 해놓고 못 하기도 한다. 그러한 연재들은 내 뇌 속 메모리 약간을 계속해서 잡아먹고 있다. 이 글도 이래서 쓰는 겔게다. 이쯤 되면, 앞으로는 열심히 쓰자는 다짐이 나와야만 할 것 같지만, 그러지는 않으마. 쓰고싶을 때 쓰는 거다. 브런치는. 브런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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