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수학은 실력차이가 아닌 시간차이다.
어려운 것이 아닌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첫째는 수학학원을 6학년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중3과정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학원은 공부방식으로 개별지도가 가능한 곳이며, 아이와 선생님이 너무 잘 맞아 지금까지 보내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선생님께서 이사관계로 그만두시게 되었다.
여름 방학부터 혼자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아이도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 선생님이 옆에 계시다는게 문제푸는데 조금은 위안과 의지가 되었나 보다.
그래서 그만두기를 망설이길래 하고 싶을 때까지는 하기로 결론을 지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선생님의 부재는 아이도 나도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이 혼자 힘으로 해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아이와 충분하게 이야기를 하고 난 후 다른 학원을 알아보지 않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수학학원도 아이가 원할 때까지 기다리다가 아이가 원해서 보냈기 때문에 참 열심히 했다.
혹시라도 학원을 의지하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자신만의 속도로 잘해 주었다.
이미 앞서가는 아이들을 부러워하기보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모습은 어른인 내가 배워야 할 정도였다.
영어는 이미 어느 정도 해 둔 상태라 수학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는데, 아이도 생각하는 부분이라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아이들은 학원을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경쟁에 몰려서 레테를 치고 스트레스받는 상황도 내가 원하는 교육이 아니고, 그런 류의 학원을 제외하고 나니 사실 갈 곳이 없긴 했다.
그런 수학학원을 제외하고는 다들 과고, 영재고를 목표로 하는 아주 상위레벨이라 나만의 실력과 속도로 수학을 하기로 했다.
물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에게 용기를 주고 환기시킬 수 있는 말로 아이가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다.
어차피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다.
물론 학원에서 쉽게 푸는 방법을 배우고 빠르게 진도를 나갈 수 있겠지만, 지금이 아니면 이렇게 혼자 해보는 수학을 언제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등가서 수학을 힘들어 하면 학원이나 과외를 알아봐야 할 것이다.
아이가 원하면 나는 알아본다.
대신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학원을 보내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 하는 힘을 믿고 싶기도 하고, 아이도 스스로 하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울 것이다.
이제 두 아이는 발레만 다니게 되었다.
시간이 많이 남지만 주말 영재원 제외하면 아이들이 스케줄을 짜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은 다른 아이들이 학원가는 시간이상으로 많다.
물론 이건 내 기준이다.
아이가 선행을 넘어가는 원칙은 심화문제 정답률 90프로이다.
90프로가 안 넘어가면 다시 돌아가서 다른 문제를 풀어보고 오답체크를 한후 틀린 문제를 다시 푼다.
학원이 필요한 아이도 있을 것이고, 혼자서 하는 아이들도 많을 것이다.
학원에서 하는 비자발적인 공부보다는 자율성을 기본으로 하여 아이 스스로 필요에 의해서 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일단 10월은 계획대로 해 보고 괜찮다면 중학교 과정까지는 혼자 하고, 고등과정 들어갈 때는 다른 방법을 알아볼까 한다.
내가 아이들 중1, 초5까지 키워본 봐로는 아이들은 스스로 할 때 가장 결과도 좋고, 자신감도 생기며, 스스로 잘한다는 자존감도 생겨서, 다른 영역으로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살아가는 영어에는 자유로워서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지만, 솔직히 수학에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것 같다.
실력차이가 아닌 시간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영어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아이들과 이야기한다.
수학도 영어와 같음을 아이들이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도 시간을 쓰면 그만큼 잘하게 된다.
일단 수학에 대해서 어렵다기보다는 익숙하지 않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좋은 마음을 전해 주는 것이 엄마 아빠가 할 가장 중요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실력차이가 아닌 시간차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시간을 덜 투자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을 뿐, 시간과 정성을 들이면 다 된다...
수학공부 잘 하고 있냐옹. 감시하는 냥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