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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Feb 01. 2024

맨발 걷기를 시작합니다.

어싱 효과를 기대하며

맨발 걷기를 시작한 지 5일째 되는 날..

겨우 백보의 걸음도 겨우 떼던 내가 오늘은 낮은 산을 올랐다.


황톳길을 걷고, 산을 오르니

모든 신경이 발바닥으로 모여드는듯했다.


얼음처럼 차갑게 느껴지던 땅도

기온이 풀린 탓에 촉촉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겨울산은 차가웠다.


아기가 첫걸음마를 배우듯 나도 한 걸음씩 걷고 또 걸었다. 조심조심하며 발바닥으로 모든 것을 느껴보려고 했다.


못 참을 정도의 고통이 느껴지면 낙엽 위로 올라가 발을 녹였다. 두터운 낙엽 덕분에 금세 차갑던 내 발이 금방 풀렸다.


처음 맨발로 땅에 섰을 때 소리를 질렀다.

‘아... 발 시려..’

‘왜 이런 걸 하는 거지. ?’라며 중얼거리며


벤치에 앉아 발을 녹이는 찰나

뭔가 시원한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아주 잠깐 느낀 시원함과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효과를 생각하며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보다 10배는 더 걸은 듯했다. 함께 온 남편은 하지 않고 내 뒤만 따라다녔다.

같이 하자고 했지만 봄부터 하겠노라며

나를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발의 차가움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맨발 걷기 열풍에 나도 어느새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이 되었다.

언제부터인지 집뒷산은 맨발 걷기 명소가 되었고, 산자락 곳곳에 신발들이 주인들을 기다리고 있는 걸 많이 본다.


맨발로 산을 유유히 오르던 사람들 뒤를 보며 부러워했는데 오늘은 나도 좀 걸었다.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호르몬약을 먹으면서 어지러움, 피곤함, 불면증 여러가지 부잡용으로 힘들었다. 오늘 밤은 편안하게 잘 수 있겠지. . .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많은 걸 알면서도 약을 먹어야한다.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다. 그 부작용때문에 다른 약들이 늘어난다,

그걸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맨발걷기이다.


이젠 내가 건강해진다면 무엇이든 매일 해야 한다. 선택지가 별로 없는 상황이라 무조건 해야만 한다는 생각뿐이다. 예전이라면 아마도 이핑계 저핑계로 또 작심삼일로 끝났을텐데 다행이다.


지금은 남편이 모든 것을 해주지만 의지만 할 순 없다. 내가 어떻게 해서든 발전해야 하고 성장하며 미래를 설계해야만 한다.


가장 중요한 내 몸부터 챙기고 나머지는 하나씩 하나씩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된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하다 보면 난 잘 될 일만 남았다.


걱정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원망할 것도 없다.  이젠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욕심내지 않으며 천천히 맨발 걷기를 하며 건강한 삶을 살아낼 것이다.


내일은 좀 더 높은 곳까지 맨발로 걸어서 산을 오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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