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하게 살자
맨발 걷기를 했다.
비 온 뒤라 촉촉한 땅에 발을 딛는 순간
시원함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수술받고 난 후
난 회복을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처음 맨발 걷기를 시작했다.
무엇이든 절실하면 하게 된다는 말을
아프고 난 후 많이 느꼈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수많은 도전과 실패에 나의 절실함은
몇 퍼센트였을까를 생각해 보았다.
핑계를 찾아 실패에 합리화 딱지를 붙여가며 나를 위암 삼으며 헛된 시간을
보냈었다.
그때는 이런저런 핑곗거리가 많더니
아프다는 건 어떤 핑계가 될 수 없다.
내가 아프면 또 고통을 견디고
가족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몰려온다.
그래서 절실하게
매일 맨발 걷기를 한 시간씩
꼭 하려고 한다.
비 오는 날이면 우산을 쓰고
미세먼지가 있는 날은 마스크를
쓰고도 한다.
아프기 전에 맨발 걷기를 했더라면
덜 아팠을까 하는 생각과 후회가 몰려올 때가 있다.
후회한다고 바뀔 것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멍청하게 후회를 하며
한숨을 쉰다.
그래도 다시 살 수 있다는 것으로 생각을 바꾸면 이 세상 예쁘고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고 나쁜 것이 없음을 느끼며 감사하게 된다.
널뛰던 나의 마음은 하루에서 몇 번이나 변한다. 그래도 수술 전보다는 횟수가 줄었다. 약해빠진 내 마음도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걸 많이 느낀다.
욕심을 내려놓으니 모든 것에
화낼 필요도 스트레스받을 필요도 없는데..
아프기 전에는 몰랐다.
아파보니 그게 다 헛짓이었음을
깨달았다.
뭐 이미 아는 사실이다.
화나면 화낸 것에 죄책감이 느껴져 나를 또 학대하고 학대하니 마음은 더 우울해졌다. 악순환의 연속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돈다.
알면서도 당하는 것이 내 마음속에 있는
나 자신이지 싶다.
알긴 아는데, 행동으로는 뭔가 안 될 때가 참 많다. 아프기 전에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젠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
내 인생 멋지게 살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제대로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
오늘도 맨발로 땅 위를 걷고
나를 챙긴다.
오늘도 난 이 한 문장을 수십 번 되뇐다.
건강하고, 행복하며, 풍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