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학원만 다닙니다.
"학원 안 다녀도 괜찮을까?"
주변에서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나는 가끔 이런 고민에 빠진다.
친구들도, 이웃들도 하나같이 "요즘은 학원이 필수야"라고 말한다. 그 말속에는 내 아이가 뒤처질지 모른다는 걱정과 불안이 담겨 있다. 그런데도 나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는다.
지금 현재는 수학학원은 아이들이 원해서 한 곳만 다니고 있고, 예전에 필요해서 영어는 몇 달씩 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수학을 제외한 모든 학원은 다니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나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배우길 바라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이미 스스로 공부를 하는 자기 주도적인 공부가 무엇인지를 알고 잘 해내고 있다.
아이들에게 학원이란 안전한 울타리와 같다. 정해진 시간에 학원에 가고, 선생님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험 준비가 끝난다.
부모 입장에서도 안심이 되는 건 사실이다. 아이가 어떤 과목을 어려워하더라도 학원에서 잘 챙겨주리라는 믿음이 있으니까. 학원이 아이의 공부를 대신해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다. 학원에 의존한 학습이 평생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잘하는 아이는 더 잘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못 하는 아이는 잘 하기 위해서 다니고
중간인 아이는 상위권 진입을 목표도 다니고, 결국 공부는 학원에서 다 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나는 학습의 본질이 단순히 '잘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성장해 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시험 성적이 좋다고 해서 진짜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 공부는 스스로 궁금증을 느끼고, 답을 찾고, 다시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과정이다. 아이가 이런 경험을 반복하며 자신만의 학습법을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평생 도움이 되는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학원을 보내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쏟아지는 조언과 우려의 말에 귀가 솔깃해질 때도 많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내 아이들을 믿어보기로 한다. 아이가 겪을 시행착오도, 느린 성장도, 때로는 실패도 모두 아이만의 속도와 방향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세상에는 정해진 길이 없고, 아이마다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사교육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아이가 성적에서 밀리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다. 수 많은 학원가의 정보가 요즘은 넘쳐나는 시대이다. 대치동 이야기는 듣기만 해도 숨이 막히는 이야기들이라 되도록 안 보려고 한다. 그런 이야기들이 나를 더 불안하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아이에게 점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자기주도학습 능력이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대신 아이는 스스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어려운 부분이 있을 때는 아빠, 엄마와 함께 해결책을 찾는다. 이런 과정이 아이에게는 단순히 공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한 경험은 적은 성취감으로 이어지고, 이 성취감은 더 큰 도전에 대한 자신감으로 확장된다.
또한, 나는 학원 대신 아이가 세상과 연결될 기회를 주고 싶다. 책을 읽고 상상하며, 토론하고 사고력을 키우고, 동아리와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적 경험을 쌓는 것 역시 학원 수업만큼이나 값진 배움이다.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활동에 시간을 투자하도록 돕고, 다양한 경험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탐색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의 선택은 쉬운 길이 아니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말이다. 학원이 제공하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도움을 포기하는 대신, 우리는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함께 고민한다. 때로는 아이가 실패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 순간에도 아이를 격려하며 믿음을 보여준다.
나는 아직도 가끔 흔들린다. 하지만 내 선택이 아이의 성장에 의미 있는 기반이 되리라는 믿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언젠가 아이가 자신의 길을 스스로 걸어가면서, 학원이 아닌 스스로 쌓아온 힘으로 세상과 마주할 날이 올 것이다. 그때 나는 오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학원을 보내지 않는 선택은 단지 사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내 아이가 세상에 하나뿐인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성장하도록 지지하는 결정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아이를 믿으며, 이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다. 내가 아이들을 믿는 만큼 아이들은 자란다. 우리 가족의 가훈은 스공더공이다. 스스로 공부하고 더불어 함께 공부하는 걸 담아 스공더공이라고 지었다. 모든 닉네임도 스공더공이다.
비록 수학은 다니지만, 앞으로 국어, 영어, 과학, 사회, 역사.... 등등등 수많은 학원 앞에서 서성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가 원하는 방향대로 믿고 함께 따라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