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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Jan 26. 2023

첫째의 편지 (2년 전 서랍에 넣어둔 글)

5학년 딸이 주는 희망

아직도 얼굴은 그대로인데. 언제 이렇게 컸나? 나의 발보다 더 커버린 딸..

이젠 내 옷도 새 신발도 심지어 액세서리며 가방까지 자기 달라며 내 것에 찜을 해둔다.

새 걸 사면 이젠 첫째에게 너 할래? 가 저절로 나온다.


훌쩍 커버린 딸이 순간이동을 한 것 같다.

저장된 사진을 보면서 첫째와의 추억을 떠올려본다.


언제나 미소 가득한 큰딸은 나에게는 엄청난 에너지를 주는 딸이다. 40대 엄마보다 더 신중하고 생각이 깊고, 사고력도 깊은 아이라 내 마음을 항상 딸에게 들키고 만다.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적어 내려갔을 딸의 마음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나에게는 새로움 연속의 일이지만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나는 자신감 있게 잘할 수 있다.


나를 보며 동기부여가 된다는 딸의 편지를 보고 내가 잘해야겠구나, 내 인생을 진짜 소중하게 생각해야겠구나를 느꼈다. 혼자일 때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이 엄마라는 감정들이 나를 인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 같다.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자랄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게 살지는 말자.

우리 엄마가 최고라고, 어디 가서 당당하게 말하는 내가 되기로 하고 열심히 하자.

내가 부족하지만 나를 최고로 생각하는 딸에게 실망감을 주진 말자고 다짐했다.


실패하면? 다시 일어서면 되고 노력하다 보면 결과는 좋아질 것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해 주고 있고 누구보다 완성형이 되어갈 것이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나니까..



2년 전 딸이 남긴 편지이다. 지금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지만 5학년때 준 편지이다. 그때 브런치작가가 되기 전이라 서랍에 넣어둔 글을 다시 읽었다. 지금은 더 어른스럽고, 스스로 모든 걸 다 알아서 하는 아이가 너무 감사하다.

편지의 내용처럼 딸은 남편을 닮아 회복탄력성이 아주 높고 긍정적이며 밝은 아이이다.  


 방학기간이라 아이는 아침마다 영어독서모임을 이끌고 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누는 것이 보람차고 재미있다며 계속하고 싶어 한다. 방학이라 늦잠도 자고 싶어 질 텐데도 생활패턴을 지켜가기 위해 모임을 만들고 리더가 되었다.


그동안 읽어온 영어책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는 날들이었다. 19명 친구들이 각자 읽는 책에 대해서 북토킹을 하고 친구들이 깊이 읽는 독서를 하도록 모임을 이끌고 있다. 그러면서 딸은 경험과 노하우를 더 쌓아가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딸이 더 성장할것 같다.


3월이면 중학교 입학을 앞둔 딸이라 엄마인 나도 설레며 기대가 된다.



우리 딸 멋지고 근사해 ^^

중학교 생활 응원해.

넌 잘 될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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