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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코치 Feb 05. 2020

자기발견 DAY 5_손바닥 자서전 특강 제 4강

당신의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 하나의 메세지는 무엇인가요?


다들 마음에 드는 문구나 명언 하나쯤 새기고 산다. 

예전의 나는 '현재를 즐겨라'라는 뜻의 카르페디엠(Carpe diem)을 한동안 달고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즐기며 살기엔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난 감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었다. 감정이입이 너무 잘되서 영화를 보고 나면 벅차올라 눈물을 흘릴때도 있고, 액션영화를 볼때면 두 손에 땀이 흥건할 때도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곰한테 몸이 찢긴상태로 두시간 반동안 내내 기어다니기만 하던 레버넌트였다.

죽었다 살아난 기분을 간접체험 할 수 있다

쉽게 감정적이 되지는 않지만 감정선의 진폭이 깊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마음이 먼저 가야 몸이 따라가는 타입이라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이런 내 감정기복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너무 울면 더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던가. 주변에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을 몇 번 경험하고 나니 살갗이 터져 갈라질정도로 말라 비틀어진 마음을 가지고선 아무일도 할 수 없었다. 즐기라는 말이 원망스러웠다. 그때 나를 다시 일으켜세운 문구가 있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This, too, shall pass away) 였다. 


생각해보면 힘든 순간은 잠시였고 시간이 지나면 난 또 다시 웃고 잘지낼텐데 그 감정의 깊은 골짜기에 있는 순간을 못참고 이렇게 힘들어하는게 못나보였다. 아니 사실 안타까웠다. 그동안 나는 어쩌면 금방 잊혀질 감정을 붙잡고, 오히려 잊혀지는게 아쉬워서 그렇게 잡아두었을지도 모른다. 


아파본 사람만이 아픈사람을 공감할 수 있다고 한다. 난 이제 지난 감정을 잊지 않는다. 그래서 잡아둘 필요도 아파할 필요도 없다. 책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에 의미있게 사는 방법 중 하나인 '초월'을 경험한 걸까. 예전엔 현재 시점에서만 나를 바라보았다면 지금은 현재를 포함한 과거부터 먼 미래까지의 내 삶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느낌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니 '현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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