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하고 싶은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인생관이란 단어가 너무 무거워 글을 쓰기 힘들다. 조금만 더 가볍게 질문을 고쳐보자. 인생관이란 다시말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그리고 어떤 삶을 살았을 때 만족 할 수 있을까?
어릴 때, 아버지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쓴적이 있다. 처음엔 텔레비젼 위에 지갑이 놓여 있어서 무심결에 열어보고 천원짜리 몇장을 꺼내 썼다. 아버지한테 걸릴까봐 두근두근 했다. 근데 아버진 몇 천원이 없어진지 모르시는 눈치였다. 다행이 안걸렸다고 생각한 나는 이후에 지갑이 보이면 이천원, 삼천원씩 꺼내 쓰곤 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된다고, 어느날 장롱에서 두툼한 봉투를 발견했다. 열어보니 만원짜리가 수두룩하게 있었다. 어림잡아 백장 좀 되어보였다. 간덩이가 부을대로 부은 난 과감하게 만원짜리 한장을 꺼냈다. 만원짜리 한장을 손에 들고 골목길 끝자락 삼거리에 있던 오락실로 달려갔다. 그때 난 사무라이 스피리츠라는 게임에 엄청 빠져있었던걸로 기억한다.
오락실에서 실컷 놀고 나와서 분식집으로 갔다. 평소엔 매일마다 한 개씩 사먹을 수 있었던 떡꼬치를 다섯개나 사먹었다. 이런게 행복인가 싶었다. 그리고 남은 돈으로 분식집 옆 문방구에 가서 캡슐뽑기(가챠)를 돌려서 나온 장난감을 조립하며 룰루랄라 집으로 왔다. 돈을 다쓰고 할게 없으니 무료함을 느끼자 내 눈은 다시 돈봉투가 있던 장롱을 향해있었다. 이번엔 더 과감하게 3만원을 꺼내서 다시 오락실로 달려갔다. 참고로 1994년 당시 물가로 한달 학원비가 4~5만원이었다. 난 한달치 학원비를 반나절의 유흥에 홀랑 다 써버렸다. 주머니에서 마지막 동전을 꺼내 오락기의 동전주입구에 넣는 순간의 허탈함이 아직도 기억난다. 이런게 도박하다 전재산 다 털린 기분일까?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까닭모를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짧은 인생이었지만 허무했다. 그도 그럴게 12년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즐겁고 행복한게 오락실과 떡꼬치, 문방구 장난감이었으니 그걸 다 이룬자의 허무함이란 마치 박진영이 어린나이에 성공해서 허무함을 느낀거랑 비슷하달까. (나도 20억 벌고 허무해져봤으면 좋겠다) 난 4만원에 스케일은 다르지만 그 나이에 생각할 수 있는 가질 수 있는 행복을 다 써버린 느낌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난 왜 사는거지 생각했다. 인생은 mo지?
지금 생각하면 웃프지만 그땐 참 심각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은 왜 사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느정도 생각이 쌓여있다. 어릴적 당시, 난 단순 쾌락을 행복이라 생각했다. 너무 현재에 초점이 맞춰져있던 거다. 지금 달라진 점이라면 인생 전체를 통시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현재를 살고 있지만 죽을때 후회없도록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죽고나서 누군가 나를 기억해주길 바라진 않는다. 그것보다 살아있을 때 내가 도움줄 수 있는 사람들을 돕고, 나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성장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배우고 성장한다. 지금은 한달치 용돈을 배우는데 써도 허무하지 않다. 그땐 없었던, 삶을 사는 이유가 생겼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