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의 철학>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사업의 철학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예비창업패키지 멘토님의 추천 때문이었다. 그때 멘토님과 약간의 썰전을 했는데 멘토님이 한 주장은 '자영업은 사업이 아니다'라는 거였다. 난 물론 자영업도 사업이며 직장인이 하는 일에서도 사업한다는 마인드를 가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어쨌든 멘토님이 자영업은 사업이 아니라며 이 책 '사업의 철학' 내용을 소개 해주었다. 차마 안읽어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책의 반 쯤 읽어보니 그때 멘토님이 한 얘기가 무슨 얘긴지 알 것 같다.
멘토님과 이 책에서 말하는 사업의 기준은 자동화 시스템의 유무다. 자동화 시스템이란, 창업자 본인이 아니어도 누가 하더라도 그 일이 돌아가게끔 하는 체계다. 그리고 시스템 안에서 언제나 동일한 가치를 가진 상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마치 맥도날드의 빅맥이 전세계 어디에서도 동일한 맛을 내는 것처럼 말이다. 이 기준이 아니면 사업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책에서 말하는 사업의 정의를 좁은 의미라고 한다면, 내가 자영업도 사업이라고 말한 건 넓은 의미에서의 사업이었다.
사업이란, 한마디로 '영리 목적이 있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그런 넓은 의미에서 사업으로 자영업뿐만아니라 직장인도 사업을 한다고 생각한다. 직장에 다니는 건, 자기의 시간과 노동력이라는 상품을 회사라는 고객에게 파는 사업이다. 그래서 근로계약서를 쓴다. 앞서 글에서 언급했듯 약속하는 거다. 내가 일정의 노동력을 이 급여에 판매하겠습니다 라고..
사업의 본질은 가치교환이다. 내가 만든(혹은 가진) 상품을 고객이 원하는 순간 가치가 발생한다. 그리고 가치에 해당하는 돈(또는 그에 상응하는 또 다른 가치)를 교환하는 가치교환이 사업의 본질이다. 회사에게 내가 가진 노동력(혹은 전문성)이라는 가치를 제공하고 그 값어치에 맞는 돈을 교환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직장생활도 사업이다. 우리는 이렇게 사업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사업 마인드가 없는 사람은 고객이 누군지 모른다. 내 고객이 누군지,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어떤 상품을 만들 수 있는지 모른다. 사업가 마인드가 없으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 내가 고객을 만족시키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연봉협상이다. 연봉협상에서 내가 생각하는 연봉을 협상할 수 없다면 고객을 만족시키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또는 회사가 어렵거나. 이 경우라면 이직을 고려해보자)
사업 마인드가 있는 사람은 고객이 누군지 알고 있다. 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 알려고 노력하고,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들어내려 노력한다. 그렇게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만족시키면 가치가 올라간다. 자신이 만든 상품의 값어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원하는 연봉을 협상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된다.
내가 만든 상품으로 누군가를 만족시키는 것. 어쩌면 이게 가장 작은 단위의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고객 만족이 거창한게 아니다. 한 사람의 고객이라도 완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사업은 시장크기에 따라 더 확장시킬 수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고객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업은 시장크기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금새 사라진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대부분의 창업가들이 생각하는 창업은 J커브를 그리며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을 생각한다. 시장의 크기가 작다며, 그정도론 투자받을 수 없다며, 엑싯(Exit)할 수 없다며 자영업을 무시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한 사람의 고객도 만족시켜본적 없다. 내가 현재 가진 것으로 누군가와 가치교환을 하고,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 회사라는 고객을 만족시켜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업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을거라 생각한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을 한다면 자영업도 사업이고, 직장인도 사업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