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무것도 못 하겠죠…?”
그 질문은 자책처럼 들렸지만,
그 안에는 조용한 마음의 목소리가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다는 건
마음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마음이 있어서
움직일 수 없을 때가 있다.
불안해서,
혼란스러워서,
혹은 아직 준비되지 않아서.
그 모든 멈춤은
‘지금은 기다리고 싶다’는 욕구일 수 있다.
‘조금 더 안전해지고 싶다’는 마음일 수 있다.
욕구는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멈추고, 숨고, 지키고 싶은 마음도
욕구다.
“그럼… 지금 이 상태도 괜찮은 건가요?”
그 물음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다.
움직이지 않아도,
마음은 여전히 살아 있고,
그 자체로 충분하다.
다음화 예고
〈제9화. 마음을 함께 들어주는 법〉
“누군가의 욕구를 들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진짜로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