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소규모 창업

의욕 넘치는 아내와 그렇지 못한 나

by 임유성

나는 25.6.21부로 1년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오늘은 마침 아내도 쉬는 날이다.


아내는 약반년 전 미용자격증을 취득한 후에 염색방창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 소규모로 창업할 수 있으면서 앞으로 고령화 시대 그리고 젊음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욕구는 점차 강해질 것이고 관련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창업의 근거가 분명했다.


직장에서 받는 급여가 높고, 전문성이 있거나, 복지가 좋은 일을 했다면 고민하지 않았을 창업.


아내의 소규모 창업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많다.




나는 창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아내는 매우 공격적으로 다가갔다.


창업을 위한 조건으로 미용자격증이 필수였다. 아내는 바로 학원에 등록하고 열심히 수강했다.


필기는 가볍게 통과했지만 실기의 벽은 높았다.


한번 낙방하고 2회 차에 턱걸이 합격.


자격증을 가져왔다.




자격은 손에 쥐었지만 창업이 어디 쉽던가.


창업 콘셉트부터 개업입지, 인테리어, 기계와 집기류, 재료 등 상당한 투자금과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래서 창업했냐고? 아직이다.


개인창업과 가맹점(프랜차이즈) 창업 사이에서 고민하던 끝에 지출은 더 크더라도 가맹점 쪽으로 기울었다.


그렇게 오늘 관련 삽에서 서비스도 받아보고 본점도 바로 찾아가 상담도 받았다.


계약서까지 작성했으나 효력은 2주 후 발동되는 조건이었다.




돌아오는 길 들뜬 마음의 아내와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나 사이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래도 용기 내어 시작하는 사람에게 일방적인 비판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내는 돌아오는 길에 바로 여러 플랫폼을 활용해서 개업입지분석을 시작했다.


바로 몇몇 부동산중개업자와 연결되었고, 그 자리에서 몇 곳을 방문했다.




오늘 25.7.1 정말 습하고 더운 날이었다.


다섯 곳 정도를 둘러봤다. 집에서 출퇴근이 편하고, 유동인구도 많은 항아리 상권, 고객들의 주차도 오케이.


약국을 하던 2층 자리가 나왔는데, 권리금도 없고, 철거도 진행된 상태라 입주만 하면 된다고 했다.


소개하던 부동산의 단독매물로 플랫폼에서 검색도 되지 않던 곳이라고 하기에 더욱 마음이 끌렸다.


가계약도 하지 않고 일단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연락한다고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 몸이 조금 편해지니 정신이 돌아왔다.


현재 상황을 다시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것 같은데, 아내의 마음은 여전히 앞으로 돌격 중.


창업 비용은 대략 7천만 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월 기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까지 몇 달은 소요될 것이고, 그렇다면 어느 정도 여유로운 운영자금도 필요하다.


머리가 복잡했다.




아내에게 말했다.


"부담스럽다."


개인창업으로 대략 3천만 원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배 이상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양가 부모님께 조금씩 도움을 청하고, 추후 최초투자금은 소상공인우대 대출상품으로 갈아타면서


자금을 어느 정도 회수 및 융통할 계획까지 세웠다.


그래도 여전히 남은 문제가 많다.




오늘 아내와 진행한 것은 여기까지다.


아내는 피곤한지 아이를 재우면서 함께 잠들었고, 나는 1년 만에 다시 브런치를 열었다.




오늘 열정 넘치는 아내를 보면서 부담? 스러우면서도 행복했다.


이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향해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이.


그리고 그런 열정이 내게도 전이되기를 바랐다.


1년 전 변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었는데, 역시 제자리걸음 중.




창업을 확정 지은 아내와 아직 고민 속에 있는 나.


공동의 자금이기 때문에 아내의 결정도 존중해야 하지만


우리에겐 이 돈이 너무나 소중하다.


난 잃을 것만 같은데, 아내는 내일도 열심히 창업준비에 나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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