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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캉가루 Nov 29. 2022

토스는 왜 수수료를 안 받을까?

토스의 유난한 도전




토스(Toss)를 탄생시킨 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의 일대기를 담은 책을 출간했습니다. 그 이름하여 '유난한 도전 : 경계를 부수는 사람들,토스팀 이야기'. 보통 한 기업의 일대기를 담은 책은 제 3자에 의해 쓰여지기 마련인데, 이 책은 토스 콘텐츠 매니저가 직접 팀원들 35명을 인터뷰하며 써 내려간 지난 10년 토스의 기록입니다. 제 3자가 쓴 책이 아니라는 점에서부터 '유난한 도전' 답습니다.


저에게 토스라고 하면 2016년, 대학 새내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토스를 어떤 계기로 설치하게 된 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의 첫 MT 참가비용을 토스로 송금하고, 친구들과 밥 먹고 더치페이도 항상 토스로 했을 정도로 저의 대학 생활에서 토스는 없어서는 안 될 서비스였거든요. 



토스 초기 UI





이후, 저는 첫 사회생활을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시작하게 되면서 자연히 관련 업계 소식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흔히 업계에서는 토스의 일 강도가 어마어마하다고 정평이 나있었고, 일반 회사 다니던 사람들은 토스에서 적응하기 힘들 거다, 거기 사람들이 좀 다 세다..등 무시무시한 소문이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토스에 대해 갖고 있었던 이러한 편견이 깨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만.. 솔직한 이야기로 책을 덮고 나서 제가 알고 있던 토스에 대한 이미지는 더 강화된 것 같아요. 다만 전에 갖고 있던 이미지는 부정적인 색깔에 가까웠다면 경외감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오로지 '혁신'을 위한 집단이 이룰 수 있는 성과의 집약체가 바로 토스, 비바리퍼블리카가 아닐까 싶어요.


지금부터 이 책에서 발견한 인사이트 몇 가지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종적인 혁신, 횡적인 혁신


토스가 만드는 제품 하나하나가 종적인 혁신이라면, 각 제품이 일관성을 갖추고 최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횡적인 혁신이었다.


일을 하다 보면 꼭 찾아오는 딜레마, 속도 vs 퀄리티. 토스의 경우, 애자일하고 빠른 템포의 개발로 성장한 곳이지만 그렇다고 직접 세운 PP(Product Principle)를 소홀히 하지도 않았어요. 고객이 원하는 종적인 혁신은 속도에서 나오고,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횡적인 혁신은 퀄리티를 추구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단순함'이라는 가치 아래 세워진 토스의 PP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품 전략

-Casual Concept: 전문적 금융용어는 친숙하고 이해하기 쉬운 개념으로 전달

-Minimum Features: 기능은 최소로. 기능이 늘어날수록 제품은 어려워지고, 개선 속도도 느려짐

-Less Policy: 단순한 제품의 시작은 단순한 정책.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알아야 하는 것을 최소화.





2. '평생 수수료 무료'의 배경


지금처럼 돈을 보낼 때 송금 수수료가 필수였던 시절, 전체 사용자에게 송금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한 토스 리더(대표) 이승건의 근거가 있었습니다.


1. 심리적 허들 제거

: 사용자들은 완전 무제한 무료가 아닌 점에 심리적 불편함을 느낌. 2m 천장이나 4m 천장이나 머리가 닿지 않기는 매한가지이나 우리는 4m 천장을 선호.


2. Minimum Policy 지키기

: (당시)곧 출시될 토스뱅크가 무제한 무료송금을 제공할 예정임을 고려했을 때, 앱 전체의 정책을 통일하자면 무제한 무료송금이 필요. 정책의 단순함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쓰더라도 정책을 통일해야 하는 때가 생기기 때문.


3. 송금이 3회 정도 늘어남

: 무료송금은 실험 데이터로 볼 때 당장 경제적 가치를 가져다주지는 않음. 그러나 다른 송금 앱에서의 송금횟수가 3회 줄어들어 경쟁사의 지표에는 영향을 줄 것.


4. 장기적인 변화

: 세계적으로 송금, 결제는 점점 더 수수료를 적게 받는 추세. 장기적으로 돈을 더 벌어다 주는 적은 유저보다, 당장 덜 벌더라도 보다 충성도 높은 유저가 늘어나는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






3. 신뢰는 결국 시간이 쌓아주는 자산


금융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꼽자면 첫째도 신뢰 둘째도 신뢰입니다. 고객의 돈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곳인 만큼 특히 핀테크 기업은 전통적 금융기관(은행 등)이 줄 수 있는 편익에 더해 신뢰까지 줄 수 있어야 합니다. 토스 초기멤버 남영철님은 신뢰를 시간이 쌓아주는 자산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대단한 인증이나 문구, 캠페인도, 없던 신뢰를 갑자기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신뢰는 사용자에게 약속한 것들을 꾸준하고 일관되게 지켜나갈 때, 아무런 문제 없이 많은 시간을 함께할 때, 감지되지 않는 속도로 그러나 확실하게 쌓였다. 






*그 밖의 재밌었던 토스 TMI


-토스 CEO 이승건은 치과의사였음.

-토스는 비바리퍼블리카의 9번째 작품.

-이승건은 처음부터 금융 혁신에 큰 뜻을 갖고 있던게 아니었음. 그저 이전에 불편했던 것을 개선할 수 있는 아이템에 관심이 많았었다고.

-토스에는 C레벨이 없음

-실무자가 최종의사결정권을 가짐. 상급자가 공감하지 못해도 하급자가 재량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음.

-'설득시킬 시간에 먼저 일을 진행해보자'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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