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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캉가루 Nov 14. 2023

서울로 출근하는 경기도민입니다만

아침 일찍 출근하면 좋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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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경기도민 맞아요.

근데 이제 서울로 출근하는..


나는 경기도에 사는 서울 출근러다. 심지어 지하철 환승 2번에 도어투도어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조금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다.


어릴 때부터 ‘서울=1시간 걸리는 곳’ 이라는 관념이 박혀져버리니 원래 서울로 직장을 다니려면 이 정도는 기본이라고 생각했다. 내 동네친구들도 다 그렇게 다니기도 하고. 서울에서 살다가 경기도로 간 게 아니라 쭉 경기도민이었으니 긴 통근 시간에 대해 딱히 아쉬울게 없었다. 게다가 간간히 재택근무도 있었고!


문제는 이직을 하면서 재택근무가 사라지며 발생했다. 이 거지같은 사당역 환승을 매일매일 해야한다고? 1시간 통근은 ‘버틸 수 있는 일‘이지 당연히 최선책은 아니었다. 꽉 막혀있는 지하철과 계단까지 들어찬 환승줄을 매일 보며 숨이 막힐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면 출근길에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예 집에서 일찍 나오는 길을 선택했다. 우리 회사는 8~10시 사이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일찍 출근하면 일찍 퇴근하는게 가능했는데, 이 제도를 이용해보자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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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출근해서 좋은 점


1. 당연히 출근길이 조금 더 여유로워졌다.

아무래도 7시 이전에 나오면 출근피크시간대(8시~9시)에 나오는 것보다 지하철에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똑같이 지하철은 꽉꽉 차 있지만 사람들에 치이는게 덜해졌고, 내 앞에 자리가 나서 앉아서 가는 날들이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지하철에서 책을 읽거나, 부족한 잠을 채우는 등 내가 필요한 일을 조금 더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2. 혼자 해야 하는 일을 처리하는 시간을 벌었다.

유연근무제라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10시에 출근한다. 8시에 출근했다고 가정했을 때, 사람들이 오기까지 2시간 동안을 그 누구의 간섭 없이 일할 수 있는데, 업무에 있어서 이 시간이 얼마나 중요하던지… 8시 출근을 하는 날은 거의 무조건 칼퇴다!



3. 하루에 2시간의 시간을 벌었다.

기상시간이 2시간 당겨지니(8시 > 6시) 저절로 하루에 2시간의 시간을 추가로 얻게 되었다. 아침 일찍 눈 뜨는 그 순간에는 죽도록 손해보는 기분이지만 조기 기상의 마법은 퇴근 후 시작된다. 이 겨울철에 해 떠있을 때 퇴근하는 뿌듯함이란!!


원하는 오후 요가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고, 가족들과 오붓하게 저녁식사를 제 시간에 할 수 있다. 강아지 산책에 좋아하는 책까지 읽고 와도 딱 10시가 되는 삶이라니, 아침 일찍 잠과의 싸움을 이겨낸 대가는 생각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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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벌떡벌떡 일어나는 건

아직도 힘들어.


선천적으로 잠투정이 많은 사람으로써, 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정말 많이 괴롭다. 서울 사는 동료의 기상시간에 집에서 나와야한다는 사실이 가끔 억울할 때도 있지만 어쩌겠나. 월세 아낀 대가로 몸이라도 힘들어야지.


강한 자가 살아남는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는 말처럼, 만원 지하철에 낑겨 타면서도 유튜브를 보며 낄낄댈 수 있는 담대한 여유를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해야지!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
-박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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