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처 없는 퇴사를 결정했다면

퇴사 전 알았으면 좋았을걸!

by 캉가루

퇴사 후 5개월이 지났다. 통장 내역에서는 '입금'이라는 단어를 본 지 오래고, 부모님 집에 얹혀 눈치 보며 살고 있다. 뉴스에 나오는 '그냥 쉬는 청년' 중 한 명이 바로 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사를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소속 없는 생활을 하면서 오히려 회사생활을 더 빨리 졸업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해 떠 있는 평일 시간에 카페, 백화점에 바글바글한 사람들을 보며, 세상에는 참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믿음이 가슴 한편에 단단하게 박혔다.


그럼에도 회사에 다닐 당시에는 무작정 퇴사하기가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한창 사회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소속이 없어지는 건 아무래도 불안하다. 그럼에도 쌩퇴사를 결심했다면, 알고 가면 손해는 안 보는 사실들이 있다.




1. 백수기간은 경력휴식기가 아니다.

퇴사를 하고 집에 있는 시간들을 단순 '백수기간', '쉬는 기간'이라고 스스로 규정지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스스로 '아무것도 안 하는 기간'으로 정해버리면 우리 뇌는 딱 거기에 맞춰서 움직인다


쌩퇴사를 결심한 사람들은 대부분 다양한 상황에 참다못해 결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휴식을 보상받으려고 하는데, 쉬는 건 좋지만 하고 싶은 일은 하면서 쉬어야 한다. 하고 싶은 일이 뭐가 되었든 회사일보다는 재밌을 테니!

평소에 회사 일에 치여 시작하지 못했던 것을 위한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미뤄뒀던 재테크를 제대로 공부하여 시도를 해본다던가,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영어회화 스터디 모임에 간다던가 등 어떤 것도 좋다.


나는 부업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터라, 퇴사 후 웹사이트 운영, 디자인 소스 제작 등 다양한 부업들을 시작했다. 그간 회사를 다니며 일에 치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고 있다는 작은 억울함이 있었는데, 막상 퇴사 후 빠르게 시도해 보고 작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 보니 오히려 후련했다.





2. 구직활동은 빠를수록 좋다.

이직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공고 지원부터 1차 면접, 2차 면접, 최종합격까지 아무리 타이트하게 잡아도 1개월은 필요하다. 이것도 아주 운 좋게 바로 합격한다는 가정하에 1개월이지, 주변 쌩퇴사자들의 경험으로 봤을 때, 퇴사 후 바로 이직 준비를 시작한다고 해도 평균 3개월 이상 걸렸다.


나는 퇴사 후 3개월 동안은 웹사이트 제작, 여행 등 내가 하고 싶은 것에만 집중했다. 이 정도면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쯤 되니 3개월이 지나있었고, 현재는 2개월째 열심히 면접을 보러 다니며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당시에 이력서도 준비되어 있었겠다, 공고 지원하면서 조금씩 면접을 보러 다닐걸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당장 이직 생각이 없다고 해도, 다 쉬었다고 생각이 된다면 나의 통장잔고와 심리적 안정을 위해 최대한 빠르게 구직활동을 시작하자. 한 달만 놀고 시작한다 다짐해도 2개월은 훌쩍 지나갈 것이라고 장담한다.




3. 지출은 줄어들지 않는다.

퇴사하고 나만의 시간이 많아졌다는 건, 그만큼 돈 쓸 시간도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특히나 퇴사 후의 소비습관은 주로 나를 위한 투자에 쓰인다. 강의 수강, 운동 등록, 여행 등 주로 목돈에 준하는 단위로 나가는 것들이다.


퇴사한 회사가 지원이 많았던 곳이었다면 더욱 그렇다. 내가 다녔던 곳은 점심식대, (야근 시) 저녁식대 지원, 사내 카페, 도서비 지원 등 나름 쏠쏠하게 지원을 해주던 회사였다. 당연한 줄만 알았던 점심식사, 커피, 책을 모두 내 돈으로 사야 하다니... 회사가 잠시 그리웠다. (정신 차리자!)


회사를 다닐 땐 시간이 돈을 벌어다주지만, 퇴사 후에는 시간이 돈을 잡아먹는다. 의식적으로 절약하지 않는 한 카드명세서에 찍히는 금액은 퇴사 전과 별반 다르지 않으니, 재정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걸 추천한다.





이 글을 보고 계신 대부분의 분들은 무수한 생각의 밤들을 거쳐 회사와의 이별을 결심한 분들일 것이니, 혼자가 된 시간 동안은 오롯이 자신만을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