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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림브륄레 Aug 18. 2024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불편한 점

저는 이런 게 불편했습니다.

저번에 젊은 대표님 밑에서 일하는 것의 이점에 대해 올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조금 부끄러워졌다.

왜냐하면, 무조건적으로 좋은 사람도 무조건적으로 좋은 회사도 없기 때문이다.


삭제하고 싶었으나, 생각보다 조회수가 높게 나오는 바람에 이렇게 단점도 적는다.

어떤 곳이든, 어떤 사람이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이다.


나는 현재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다. 거의 신생 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기업에서 일하면서 불편한 점, 불만인 점에 대해 말해보고자 한다.

1. 체계가 없다

스타트업이라 일의 프로세스나 체계가 잡혀있지 않다. 어떻게 보면 일을 주먹구구식으로 한다. 아무리 소규모여도 주 사업이 있기 때문에 그걸 바탕으로 일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 외에 필요한 일들은 체계가 없는 편.

체계가 없으면 좋은 점은? 불필요한 결재 과정이 없다. 어떤 일을 할 때 바로 다이렉트로 대표님, 팀원들과 소통하고 결정한다. 하지만, 일할 때는 불편할 수 있다. 대표나 스스로가 체계를 잡지 못하면 자칫 삼천포로 빠질 수도 있다. 회사가 어떤 방향을 추구하는지, 올해 혹은 이번달 목표는 무엇이고 앞으로 나는 어떨 걸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 또, 일은 열심히 하는데 우리 회사가 잘 굴러가고 있는 건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이게 맞아?'싶을 때가 종종 있다.


2. 니일내일 구분 없다

소규모 스타트업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인원이 적어서 내 일이 아니더라도 도와줘야 할 때가 있다. 각자 주 업무가 있긴 하지만, 경계를 넘나 든다. 디자이너가 마케터가 될 때도 있고 마케터가 디자이너가 되어야 할 때도 있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는 안 맞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제너럴리스트가 되고 싶거나 음.. 후에 개인 사업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좋을 수도 있다. 어차피 처음에 혼자 사업을 하면 모든 걸 혼자 해야 해서 다재다능할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3. 어쩌면 열악할 수 있는 환경

스타트업이다 보니 갖춰줘 있지 않은 게 많다. 그중에서는 가령 환경이 있을 수 있다. 사무실 환경이 열악할 수도 있고 적절한 자기 계발 비용을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아니지만, 면접 갔던 스타트업 중 한 곳은 식대를 지원 안 해준다고 했다. 직장인으로서 점심값 지원 안 해주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으나.. 그런 회사도 있었다.


4. 회사 안정성 부족

스타트업이다 보니 안정적이지 않다.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다. 물론 정부에서 투자를 받았을 수도 있고, 재정이 탄탄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안하다. 얼마 안 된 기업이다 보니 한순간에 회사가 망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종종 들고는 한다. 회사가 망한다는 것은 곧 내 직장이 사라진다는 것. 직장인에게 있어서 이보다 불안한 것이 있을까?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의 재정 상태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 한다. 하지만, 광고 성과가 좋지 않다며 한숨 쉬는 대표님이나 팀장님을 보다 보면 속으로 '이러다 회사 망하는 거 아냐?' 하는 불안감이 크게 올라온다. 대기업에서 한숨 쉰다고 회사가 망할 걱정은 안 할 텐데, 업력이 갖는 안정성이 있긴 한 것 같다. 오래된 회사일수록 심리적 안정감이 든다.


5. 신입이 신입이 아니다.

같은 스타트업이어도 규모마다 다르겠지만, 소규모일수록 신입이 신입이 아니다. 신입임에도 '나는 팀장이다'라는 마인드로 일해야지 정신건강에도 좋다. 신입이라고 '네? 제가요?'라며 뒷걸음질 치면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나는 이 부분은 좋았다.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좀 권한이나 책임을 갖고 일해보고 싶었기에 괜찮다. 돈도 받으면서 일도 배우고 좋다고 생각한다. 혼자 일했으면 0원으로 맨땅에 헤딩해 가면서 배워야 할 일들을 월급 받으며 하는 거니까 말이다.


6. 대표와 함께

대표님과 자주 한 공간에 있는다. 처음에는 대표님이 친근하고 젊어서 불편한 점을 딱히 못 느꼈다. 하지만, 확실히 지위가 갖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 고용인과 고용주. 대표님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사무실 분위기가 다르긴 하다. 대표님이 있으면 좀 더 사무적인 분위기가 나고 없을 땐 다 같이 편안한 분위기다. 묘하게 풍기는 공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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