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도 여행도 무계획의 계획처럼
나의 산티아고(2023.7.13)
순례길25일차
레온에서 기차를 타고 아스토르가에 왔다.
알베르게에서 나서기전 방문록을 보니 누군가가 레온대성당을 멋있게 스케치해 놓아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빵'과 성당의 '미사'라는 말이 스페인어인 것을 여기와서 알게 되었다.
동갑내기 제주댁 수정씨와 크리덴샬을 바꾸기 위해 수정씨가 묵고 있는 알베르게 옆 bar에서 기다리면서 카페콘리체 한잔
옆테이블에 순례자 한분이 앉으시는데 가방에 붙인 팻말이 눈에 띈다.
Love is all you need
아스트로가로 가는 기차가 오후1시35분경이라 시간이 남아 레온 시내구경을 한다. 수정씨는 알베르게에 주방이 있어서 어젯밤 해물탕을 요리해서 먹고 오늘 아침에는 누군가 놓고 간 쌀이 있어 냄비밥도 해 먹었단다. 그러면서 밥 한공기를 건네준다. 정말 정이 많은 친구다. 알베르게 정보, 순례길 정보도 수정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수정씨는 스케줄을 바꾸어 하루 더 연박하면서 쉬고 옷도 사고 시내구경을 하겠다고 한다.
사자조각상이 하수구에서 '어흥'하고 나온다. 가우디의 후손답다.
구스마네스궁전 구경~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다.
오래된 스테인드글라스가 참 아름답다. 예술작품으로도 손색없겠다.
수녀님 뒷모습도 찍고~
참새가 분수에서 물을 마시네~
아스트로가 가는 기차 티켓. 바디랭귀지와 구글번역기로 얻은 티켓이다.
차창밖의 풍경이 다시 걷고싶게 한다.
아스트로가 도착
기차역에서 내린 순례자 뒤를 따라가 알베르게 체크인~
원래 계획은 공립알베르게를 찾아가는 것이었으나 무계획적으로 선택한 알베르게
순례길 여정이 무계획의 계획처럼 흘러가고 있다.
2층 당첨~시야가 트였다.
알베르게안의 풍경
한가롭게 누군가는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일기를 쓰고 누군가는 맥주를 마신다.
맑은 하늘의 뭉게구름은 사람을 멍때리게 한다.
구름멍~~
오늘의 노동주~레몬비어^^
이 맛이 중독이다.
아스트로가 시내 구경
산타마리아 대성당
가우디가 건축한 주교의 성
성당은 많이 구경하여 오늘은 주교의 성을 구경한다.
동화책에 나오는 성같다.
순례자는 5유로
이 하늘과 구름에 어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걷고 있으면서도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정원에서 바라보는 하늘
지하에서 3층까지 구경
옛날 동전들
로마의 영향을 받은 유적물이 많다.
시내 청사건물인가?
알베르게에 돌아와 혼자서 저녁을 먹는다.
우연히 오늘 레온에서 폴란드 출신 케이를 만났는데 슈퍼에서 바로 착즙한 커다란 오렌지쥬스통을 안겨준다.
그리고 동갑내기 제주댁 수정씨는 햇반 비슷한 거, 고추장, 상추를 건넨다.
어제 중국마트가서 순창고추장을 사더니 일회용컵에 담아준거다.
속이 얼큰하게 상추에 고추장찍어 냠냠~
꿀맛이다.
나는 순례자와 여행하는 사람의 어느 중간에 있는 것 같다.
순례자의 의미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꿈꿔왔던 길위에 있어서 좋다.
가수 이적이 '순례자'라는 노래를 불렀나보다.
오늘 저녁에 들어봐야겠다.
순례자
-이적
길은 또 여기서 갈라지고 다시금 선택은 놓였있고
내가 가는 길 내가 버린 길 나 기억할 수나 있을까
어느 하늘 어느 대지 어느 바다 어느 길 끝에
나조차 모르고 좇는 그 무엇이 있을까
해는 또 언덕을 넘어가고 바람은 구름을 불러오고
비가 내리면 비를 맞으며 나 그저 걸을 수 있을까
어느 하늘 어느 대지 어느 바다 어느 길 끝에
나조차 모르고 좇는 그 무엇이 있을까
돌아가고 파 고개 돌려도 흩어진 발자국 하나 찾을 길 없어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길의 시작은 여긴가
별은 또 갈 길을 일러주고 이슬은 눈물 덮어주고
아주 먼 훗날 힘이 다할 때 나 웃고 잠들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