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대면 온라인 졸업식 축사
내 스타일대로 작성한 생애 두 번째 축사
작은아이가 다니는 중학교
비대면 졸업식을 앞두고,
영상으로 축사를 부탁하셨다.
그래서 내 스타일대로 작성해 보았다.
안녕하세요?
제14회 졸업식 축사를 하게 된
운영위원장입니다.
이제껏 해보지 못한
새로운 비대면 졸업식을 준비하신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 그리고 많은 선생님들과 관계자들의 수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졸업식장에서 눈을 마주하며
축하의 메시지를 드려야 하지만,
올해의 졸업식은 조금 특별하기에 이렇게 영상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라는 세 글자로 기억되는 2020년,
여러분의 한 해는 어떠셨나요?
© cdc, 출처 Unsplash
코로나는 우리 일상의 많은 것들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밖을 다닌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지요.
우리에게 너무 당연했던 일들이
이제는 더이상 당연하지 않은
특별한 일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교실에서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즐겁게 이야기 나누던
영화나 드라마 속의 모습이 꿈만 같습니다.
이 또한 언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즐거운 점심시간을 앗아간
급식실의 칸막이가 사라지고
즐거운 대화가 오가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어느 것 하나 예측할 수 없고,
그저 지나가기만을 바랐던 코로나 상황을 겪으며
얻게 된 교훈이 하나 있지요.
그건 바로 한 번도 풀어보지 못한
코로나와 같은 문제는
앞으로 우리에게 언제든
또 찾아올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던 방법이 미래에는 더 이상 안 통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문제집 뒷면의 정답지처럼
우리에겐 늘 정답이 있었는데,
그 공식이 다 깨진 느낌입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들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것 만이
우리에게 공통으로 주어진 과제가 되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미래를 걱정하는 건 부모님이 대신해 줄 테니 학생인 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부모님들이 여러분을 사랑하고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어 하시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러분의 삶을
대신 살아 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제껏 해보지 않은 새로운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나의 삶을 살아갈 새 출발을 앞둔 우리 학생들에게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첫 째,
끊임없이 나를 들여다보며 나를 알아가세요.
나는 언제 행복한지,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세요.
새로운 고등학교를 가서도 또 다른 곳에 가서도 나를 잘 알고 있다면 걱정할 게 없습니다.
여러분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되는 게 여러분의 강력한 경쟁력이 될 테니까요.
둘째,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타인에게 해가 되는 게 아니라면 ,
나를 위험하게 하는게 아니라면
그게 무엇이든 해보세요.
실패해도 괜찮고, 서툴러도 괜찮습니다.
무엇이든 여러분만의 경험을 쌓아가기 바랍니다.
무언가를 시작해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성공의 경험도 실패의 경험도
모두 우리 학생들의 자산이 될 겁니다.
제가 며칠 전 시한 편을 읽게 되었는데요,
읽으며 이 시를 졸업식 축사에 꼭 읽어 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2020년 한 해 고생한 여러 선생님들과 부모님들,
그리고 우리 학생들 2021년을 살아갈 용기를 주는 시 한 편을 읽으며 축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사람은 괜찮다
-박노해
사람은 괜찮다
넘어지지 않고는
걸음마를 배울 수 없으니
사람은 괜찮다
잘못 걷지 않고는
나의 길을 찾을 수 없으니
사람은 괜찮다
잃어보지 않고는
귀한 줄을 알 수 없으니
상처 받고 실패하고 잘못하고
사랑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그래도 너와 함께라서 좋았다
사람은 괜찮다
사랑은 괜찮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202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