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9일 (금)
내가 처한 현실이 너무 각박해서, 물속에서만큼 보다 자유롭고 싶었다. 수영에서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무한했으면. 수영이라는 공통분모 안에서 덜 소외됐으면. 자격지심 따위 들지 않게.
그러긴커녕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멀어지고 고립되는 느낌이다. 나이만큼 체력도 습득력도 더뎌지니 별 수 없지만, 1년도 채 안 되어 내 발전의 한계를 실감한다.
몇 달째 이어진 발차기 고민은 "왜 난 이것밖에 안 될까"하는 자책으로 귀결된다. 지상에서의 고민은 물속에서 차단하고 싶었는데, 되레 물속의 고민이 지상과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아이러니다.
물속에서도, 물 밖에서도 자꾸만 작아지는 요즘이다.
영법마다 코어를 제외하고 상체 힘을 최대한 뺐더니, 접영 리커버리가 다시 물에 걸려 답답했던 차였다. 지난 일지를 훑다 보니 "물을 너무 멀리서 잡지 말라"는 피드백이 있었다.
팔을 너무 과하게 뻗지 않고 원래보다 더 수면 아래로 눌러내니 피니시가 한결 수월해졌다. 수영은 어쩌면 미묘한 한 끗 차이로 180도 달라진다. 피니시 덕분에 반동의 감각 또한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이걸 기록해 둔 과거의 나에게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