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릉드릉 시동 걸기

2025년 09월 21일 (일)

by 이선하

강북문화예술회관 수영장의 장점은 깨끗한 시설과 널찍한 공간도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단연 채광이 으뜸이다.


오후 시간대의 노을도 아름답지만, 아직 내 실력으론 무리인 마스터즈 레인에서 물결에 부서지는 정오 무렵 가을볕을 건너 건너 중급 레인에서 멍하니 바라봤다.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호텔 수영장은 로또라도 맞아야 가능하겠지만, 그 대신 바다 수영, 호수 수영, 그리고 한강수영장 같은 야외 레인풀에도 가보고 싶다. 좋아하는 수영으로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본격적인 구직 활동 시작 전에 낮 동안 원정 수영을 다녀와볼까.




돌핀킥은 출발하자마자 바로 차기보다는, 몇 초간 유선형을 유지했다가 차야 추진의 리듬을 탈 수 있다. 오늘 혼영을 돌다 느낀 돌핀킥의 소회는 말하자면 '드릉드릉 시동 걸기'다.


레옹 마르샹 선수의 혼영 경기 영상 릴스를 보고 나서부터, 배영에서는 사이드킥을 의식하니 추진이 더 붙는 느낌이다.


다만 스타트 직후 횟수가 적은 백킥과, 필히 레인로프에 부딪히고 마는 방향감이 여전히 아쉽다. 이놈의 방향감은 배영을 처음 배웠을 때부터 지속된 고질적인 문제다. 측면이 아닌 천장을 향해 버리는 자유형 호흡 습관도 마찬가지다.


이래서 기본기가 중요하다. 숙련보다 개선이 더 어렵다. 비단 수영뿐 아니라 어떤 분야든 반복훈련의 궁극적인 목적은, 올바른 습관을 무의식까지 체득시키는 데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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