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07일 (화)
비싸더라도 (비교적) 가까운 데로 갈까 하다가, 오리발을 끼고 싶어서 왕복 90km 빗길 강행을 감수하기로 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선수촌이 인접한 스포츠센터답게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연휴라 스타트 레인은 닫혀 있어서 아쉬웠다. 연휴가 아닌 평일엔 이런 장거리 원정조차 힘드니까.
인원 규모는 지금껏과는 차원이 달랐다. 거센 와류에 적응하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 세상에, 우리나라에 수친자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이마저도 수원 한정이니 전국을 합치면 상당할 테다. 실력과는 별개로 수영은 중독성이 강한 운동이지 싶다.
숏핀을 낀 덕에 맨발로는 속도 내기 어려운 드릴도 평소의 배로 돌 수 있었다. 코어와 발등 감각에 집중하다 보니 두 시간을 찼을 무렵엔 발이 떨어져 나갈 듯했지만, 대신 코어가 납작하게 조여드는 감각이 뚜렷했다.
특히 오리발을 낀 채 사이드턴을 도는 요령을 이번에야 제대로 터득했다. 역시 수영은 여러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두 시간은 이상은 해야지 는다. 정작 주목적이었던 접영과 평영풀이 늘지 않아 아쉽지만 뭐든 건졌으니 됐다.
오리발 레인은 세 개가 열렸고, 피크타임이던 오후 3시 반에는 회전율이 살벌했다. 나도 덩달아 연속 30분을 쉬지 않고 돌았다(게다가 다들 빨랐다.).
세 시간 중 한 시간은 숏핀 없이 혼영으로 돌았는데, 레인을 초·중·상급이 아닌 속도 기준으로 나눈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걷기-기초-느린-보통-빠른-가장 빠른). 다른 센터들도 이런 표준화를 도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센터 출입구 인근에 ‘수원 선수촌’이라는 표지판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왜 나는 어릴 적에 수영을 오래 배우지 않았을까. 유행성 눈병만 아니었다면. 무개념 강사의 성추행만 아니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