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 압수!

2025년 11월 17일 (월)

by 이선하


목청보다 성량이 더 좋은 휘파람 소리는 강사 지성의 트레이드마크로, 오늘따라 더욱 공포스러웠다.


한동안은 자발 드릴(평영손-자유형 발차기와 접영손-자유형 발차기), 그 뒤로는 영법별 헤드업 드릴, 그리고 요즘은 무호흡 접영과 사랑에 빠졌다. 두 달 만에 깨달았다. 지성은 한 놈, 그러니까, 한 ‘드릴’만 죽어라 패는 스타일임을.


숏핀 접영을 무호흡으로 뺑뺑이라니. 가뜩이나 레인 세 개를 인원 꽉 채워 쓰는 상급반인데, 새벽부터 접영 릴레이로 아수라판이 따로 없었다. 내 접영이 만든 물살에 물 먹고, 옆 레인 접영 물살에 또 먹고, 그렇게 무한 수분 공급 덕분에 평소처럼 배고플 틈은 전혀 없었다.


아니, 물고기도 아닌 사람더러 왜 숨을 쉬지 말라는 거야. 새벽 선수반을 양성할 요량인가. 선생님, 하고 싶은 거 멈춰! 휘파람 압수!




덧 1.


휘파람 압수는 결국 실패했다. 내가 일기에 적은줄 어떻게 알고 오히려 강도는 더 거세져 종횡무진 지속된 접영 주간이었다.


심지어 주 2회인 오리발데이에는, 30분 동안 숏핀 접영을 돌린 뒤 숏핀을 벗고도 남은 20분 내내 또 접영이었다. 발 면적이 넓어지면 마치 물 위를 날아다니는 듯 착각하나, 오리발을 벗고 접영을 하면 여지없이 무거운 물에 억수로 걸리면서 환상은 와장창 깨진다. 오리발 착탈 전후 본실력 확인사살이라니, 이렇게 잔인할 수가 없다.


유순한 범고래상에 그렇지 못한 휘파람이었다.



덧 2.


나중에 알게 됐다, 지성의 선수시절 주종목은 접영이었다는 사실을.



덧 3.


그래서, 내 접영 실력은 늘었는가? 폐활량이(라도) 늘었는가? 응, 아니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과신전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