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신전 주의

2025년 10월 09일 (목)

by 이선하

요새 너무 무리한 데다 비가 자주 내리니, 기상할 때마다 후드려 맞은 듯한 몸살에 시달린다. 특히 양 어깨 앞부분과 허리, 그리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이들 출산전후 때처럼 아프니, 건강해지려고 하는 운동인데 오히려 건강을 잃는 기분이다.


그렇게 골골대면서, 막상 입수하면 거짓말같이 통증이 사라진다. 다만 퇴수 후에는 다시 통증이 되살아난다. 피로와 공복은 덤이다. 그래도 연휴가 아니면 이렇게 실컷 수영하기도 어려우니 수친자는 오늘도 몸살 수영을 강행한다.


일주일 만에 열린 동네 수영장에서 웬일로 입장 전 수켓팅 대기 인원이 적었는데, 막상 샤워실에 들어서니 인파로 바글댔다. 이 근방에서 연휴 내내 여는 곳이 거의 없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평영이든 배영이든 추월을 여러 번이나 당했다. 눈에 불을 켜고 양방향 접영과 추월을 단속하던 FM 요원들도 감당 못 할 만큼 복잡했지만, 며칠 동안 대규모 수영장을 전전한 나로선 체감상 새발의 피였다.


돌핀킥에서 유선형으로 잡아 눌러서 상·하체 분리하는 감각은 어찌어찌 익혔지만, 확실히 엉덩이가 뒤로 빠져 있었다. 허리 과신전이다. 코어에 힘을 주되, 뒤로 빠진 골반을 살짝 집어넣는 느낌을 주니 통증이 덜했다.


중간 휴식 시간에 왜 브레이크아웃에서 돌핀킥에서 프론터킥으로 전환할 때마다 제동이 걸리는지 챗짚티에게 물었다. 코어 중 ’전환 구간 로스(loss zone)‘가 원인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돌핀의 마지막 파동이 끝나기도 전에 프론터킥의 허벅지를 잡으려 하면 물결이 끊기며 추진면이 멈칫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돌핀 파동의 꼬리를 잇는다는 이미지로, 프론터 첫 3~4타를 종아리와 발끝 중심의 미세한 킥으로 이어보라고 했다. 확연한 개선은 아니었지만 저항감이 한결 덜했다.


지금은 허리·어깨·손에 몰린 과신전에 유의에 우선시했다. 특히 평영에서는 손이 제법 저려서, 상체뿐 아니라 하체의 긴장도 함께 힘을 빼는 대신 가라앉지 않으려면 몸의 중심을 코어로 모아야 하기에, 허벅지와 내전근의 운용에 최재한 신경을 썼다.


챗짚티의 피드백 중 가장 흥미로웠던 건 코어 중심의 위치가 영법마다 다르다는 점이었다. 돌핀의 코어는 명치 아래, 프론터는 골반 앞쪽 돌출 뼈 주변이라고 한다. 수영과 무용의 코어가 다르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영법에 따라서도 중심이 달라진다는 사실은 새로웠다.


힘을 주는 구간, 힘을 주는 요령, 그리고 힘을 주는 부위까지. 세 가지를 동시에 의식해야 하는 수영은 생각보다 훨씬 더 정교한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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