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스스로에게 고하는 당부.
“저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무신론자임에도 주기도문 중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지만 어쩐지 모순처럼 느껴진다. 정작 시험은 신이 내리는 시련이 아니던가. 신은 시험을 내리거나 거둘 뿐, 인간은 주어진 대로 임해야 한다. 구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결국 스스로의 몫이다.
그렇다면 이 기도의 요지는 단순히 시험을 면하게 해 달라는 청원이 아니다. 어쩌면 이 곡절을 이겨내는 동안 나를 혼자 내버려 두지 말고 곁에 머물러 달라는 간원(懇願)일지도.
결국 내 삶이 저물 때까지, 절대자의 존재를 빌어 스스로에게 되뇌는 당부이자 영원의 염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