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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som Oct 17. 2019

주차선을 지킨다는 것

하루에 두 번, 나는 선을 지킨다. 출근길에 한번, 퇴근길에 한번. 바로 주차선이다. 자동차는 정직하다. 밟으면 가고, 또 밟으면 선다. 여지없이 내 발의 눌림의 무게에 따라 빠르게, 또는 느리게 작동한다. 정직한 갑과 을의 관계에서 마무리는 정지선과 주차선을 지키는 것이다. 내가 떠난 이후 홀로 남겨질 차에 대한 예의랄까? 차는 말이 없으니 내가 정확한 주차선에 잘만 지켜준다면, 그 역시 누군가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정확하게 선을 잘 지켰구나


   

사람 관계는 어떠할까? 가장 모호한 것이 사람 관계다. 내가 정지하고, 정확한 주차선에 섰어도 그걸 원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선에 있지만 더 뒤로 가기를 원하기도 한다. 그것이 지위관계에 노출되면 더더욱 그런 양상이 드러난다. 그것이 갑질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그래도 선은 지켜야 마땅하다. 사람은 욕망 덩어리다. 선이 없으면 그 끝이 어딘지 모르게 날뛴다. 한번 막 대한 사람에게는 수없이 막대하고, 한번 어려운 사람에게는 주춤함이 얼음덩어리가 된다. 나만 지킨다고 주차가 잘 되는 것도 아니지만, 나라도 지키면 나만이라도 좀 편해지지 않을까 한다. 나 하나만 생각하며, 나를 위해 사는 삶이니까. 한번 지키면서 살아보면 어떨까?


오늘도 잘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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