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9: 해외 유학파 한국 취업기 2편
안녕하세요. 멘토 P입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청년들과는 또 다른 결의 고민을 가진 이들을 위해, 저는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멘티들의 사례를 세 편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그 두 번째 이야기가 바로 오늘 여러분께 들려드릴, 캐나다에서 정치외교를 공부한 한 멘티의 사연입니다.
고등학교 때 캐나다로 건너간 그는 정말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영어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동시에, 캐나다의 좋은 대학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말 그대로 '공부밖에 안 했던'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하더군요. 제가 이야기를 듣는 동안에도 그 열정과 노력이 느껴져 존경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그의 대학 시절 이력 중에는 한국인으로서는 거의 최초로 캐나다 상원 의원 사무실에서 일했던 경험까지 있었으니, 말 그대로 '스펙 끝판왕'이라고 불릴 만했죠.
그런 그에게도 타지 생활의 고충은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한국이 그리워지고, 캐나다의 흐린 날씨 때문이었을까요, 날씨 우울증에 향수병까지 겹쳐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굳혔다고 합니다. 한국에 돌아와 에이전시에서 1년 정도 일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늘 '국가를 위한 큰일을 하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커리어를 찾던 중에 저를 만나게 되었죠.
그는 당시 국가적으로 중요하게 떠오르던 조선, 방산, 에너지(원자력) 분야 기업에 지원서를 넣었지만, 생각처럼 풀리지 않아 초조해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니, 이런 경험까지 했는데 왜 한국에서는 길이 안 보이지?'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사실 그는 한국에서 영어 과외로도 돈을 아주 잘 벌고 있었습니다. 언제든지 필요하면 그 일을 다시 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그는 '돈'보다는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하고 싶다'는 꿈에 집중하는 대견한 청년이었습니다. 멘토링을 하면서 저는 그의 이런 모습에서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하고 싶은 일' 중에서 오롯이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는 열정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의 자기소개서를 받아보니, 한 가지 문제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영어에 워낙 익숙하고 글쓰기에도 능했지만, 그것을 한국어로 옮기다 보니 어딘가 '번역한 듯한' 어색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워낙 치열하게 살았고 열정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했던 탓에,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내레이션(스토리텔링)'이 너무 복잡하고 방대했습니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무언가를 해왔는지'를 모두 이야기하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핵심이 희석되는 느낌이었죠.
특히 직무 관련 경험과 역량 부분은 더욱 그랬습니다. 많은 경험을 이야기하기보다, 해당 직무에 맞춰 그의 강점을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 되는 경험 두 가지 정도만 선별해서 집중적으로 작성하는 것을 권유했습니다. 마치 너무 많은 재료를 넣은 요리는 본연의 맛을 잃듯, 서류와 면접에서는 핵심 재료만으로 최고의 맛을 내야 한다는 것을요. 어색한 한국어 문장을 더 자연스럽게 다듬고, 그의 수많은 경험 속에서 지원 직무에 가장 적합한 '핵심 이야기'를 뽑아내어 간결하게 정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멘토링 중간에는 한 스타트업에서도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그는 '국가를 위한 일'이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대한상공회의소 APEC CEO SUMMIT 추진단에 지원하여 당당하게 합격했습니다! 그곳에서 각국 대사관과 참여 기업 CEO들과 국제 교류를 돕고, 국가 정책에 관련된 귀한 경험을 쌓게 된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저 역시 기대됩니다.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온 청년이 한국으로 돌아와 '국가를 위한 일'을 찾고, 또 그 꿈을 이루어가는 모습은 저에게도 정말 큰 자극으로 다가온 멘토링 경험이었습니다. 결국 뛰어난 경험과 잠재력을 가진 글로벌 인재라도, 자신을 '한국적인 맥락'에 맞춰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풀어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취업이라는 여정은 정해진 답이 없는 미로와 같습니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당신만의 지도가 되어줄 실마리는 항상 존재합니다. 제가 만났던 모든 청년들이 그렇게 한 걸음씩 성장하며 자신만의 해법을 찾아냈죠. 앞으로도 저는 그들이 현장에서 발견한 '진짜' 통찰과 예상치 못한 길들을 여러분과 나눌 겁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해외 유학파 청년, 네덜란드에서 온 그녀의 한국 취업 기를 이어갈 예정이니, 여러분의 커리어 지도를 한 뼘 더 넓혀줄 그 생생한 기록들을 기대해 주세요. 어쩌면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