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했으나, 그러함에도
° 환자의 눈밑 애교 살에서 시선을 두는 습관을 놓치지 마라.
밤새 외로움과 고통의 칠흑에서 쏟아진 생명수의 불림이었다.
° 뒤처져 가시는 아버지 신발의 뒷굽에서 시선을 놓치지 마라.
오른쪽으로 닳아 기운 뒷굽 하나가, 너를 집으로 끌고 간 전부였다.
° 너는 자꾸 내 문장의 뒤꽁다리를 놓치지 마라.
나는 앞에서 다치고 감싸 안은 뒤에야, 그 문장을 남겼다.
° 밤새 켜둔 화장실 불빛 하나도 놓치지 마라.
혼자 있는 이가 두려움을 덜어내기 위해 남긴, 희미한 구조신호였다.
° 장바구니를 멈칫 내려놓는 손길을 놓치지 마라.
계산대 앞에서 망설이는 마음은, 사치가 아니라 생존이었다.
° 엘리베이터 문 닫힘 버튼을 누르는 등짝을 놓치지 마라.
그 무표정한 손끝에도, 살아보려는 침묵이 있었다.
° 길 위에 쪼그려 앉은 노인의 발등을 놓치지 마라.
부은 정강이 위로 무릎을 감싸 안은 손이, 시간을 붙잡고 있었다.
° 침묵하는 이의 눈동자를 놓치지 마라.
말보다 먼저 울고 있던 건, 눈동자의 떨림이었다.
° 약속 시간에 늦고도 달려온 걸음을 놓치지 마라.
그 숨 가쁨엔, 늦어서 미안한 마음이 아니라, 함께하고픈 진심이 있었다.
치유되고 있는 너의 삶을 놓치지 마라.
모든 사람들을 빛나는 존재로 대했을 때에
너의 눈빛은 달에 젖고,
너의 신발에는 희망의 땀이 뒤창에 스며들 것이다.
너의 문장엔 공명의 울음들에 같이 흐느끼며
부둥켜안는 앞문장이 넘쳐날 것이다.
켜놓은 화장실 불빛에 달려가 포개 안아주며,
어둠에 고운 장의 빛을 나눌 것이며,
골드카드로 집 앞까지
너의 기쁨과 소소한 행복의 한 끼를 차려놓겠다.
닫혀가는 엘리베이터 문에
빛나는 손이 뻗어 다시 열릴 때,
너의 인연도 다시 열릴 것이며,
길 위의 천사들은 웅크림 끝에
날개를 돋아 다시 새 삶을 영위할 것이다.
침묵의 눈동자를 바라보라.
죄송스러움보다 잔잔한 삶의 소중함이 보이고,
그 감정은 서로에게 전이될 것이다.
늘 행복하라.
매 1시간, 1분, 1초마다 내가 있음을
부디 놓치지 말거라 너의 찬란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