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재
보따리 장수 김가는 꽃이 잔뜩 핀 마을에서 잠시 묵게 됐다. 사나흘이란 시간은 보부상이 장사를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고 젊은 남녀가 눈이 맞기에도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마을 밖을 나서며 김가는 빨강 주황 꽃들 사이로 바람 따라 한들한들 춤추는 하얀 나비를 보았다. 나비는 날개짓에 의지가 없는 양 바람을 핑계로 이 꽃과 저 꽃을 돌아다녔다.
김가는 행장을 챙기며 어서 다음 마을로 떠나야 한다며 자신의 발을 재촉했다. 걸음을 바삐 놀리며 김가는 나비가 꽃 양귀비 같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