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환

by 도서관 옆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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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집사인 그의 생활은 단순하다. 항상 그의 머릿 맡에 두고 자는 동그란 무언가가 아침에 요란한 소리를 내면 일어나 재빠르게 씻고 밥을 차려먹은 뒤 반시간도 되지 않아 문을 열고 나간다. 그리고 해가 지고 한참 후에야 문을 닫고 들어온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 다양한 할 것을 찾는다. 집사가 들여놓은 기구를 통해 온 몸의 근육들을 사용하고 집사가 숨겨놓은 먹을 거리를 찾거나, 털을 잘 골라 둥글게 말려 공뭉치를 만들곤 한다. 하지만 집사인 족속들은 매일 문을 열고 나가서, 문을 닫고 들어올 뿐이다.


저들의 삶을 이해하기 힘들지만 집사가 오늘을 산다는 건 들어옴과 나감을 반복하는 것 아닐까. 문을 연다. 문을 닫는다. 저 멀리 나가는 듯 해도 이 집에 묶여있는듯 언제고 다시 돌아온다. 하긴 당연한 일인가? 집에 내가 있지 않는가. 집사는 집이 아니라 나에게로 돌아오는 거다. 들어옴과 나감을 반복해도 나라는 추가 중심을 잡으니 집사는 결국 나한테 돌아온다.


그렇게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오늘은 집사가 오면 칭찬을 좀 더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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