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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익스피어 Jul 14. 2024

[제단글] 나는 작가로서 몇 점일까?

- 앱 제시단어 : 평균

[제단글 : '제시단어로 글쓰기'의 준말. 제시 단어를 앱(RWG)을 통해서 받으면 그 단어를 주제 또는 소재로 하여 글을 쓰는 것.]

- 앱 제시단어 : 평균

- 그림 : chatGPT 4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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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때"의 학창시절에는 전과목의 성적을 모두 합산한 점수를 가지고 전교 등수를 따지던 시기였다. 그렇게 점수를 매기고 100점으로 환산한 평균 역시 주요 지표 중 하나였다. 솔직히... 이젠 너무 시간이 많이 흘러서 기억도 잘 나진 않긴 하지만... 학교 공부 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없진 않지만, 또다시 그 입시를 위한 무한 달리기를 하고 싶지도 않은게 본심이긴 하다.


나의 경우, 화학, 물리, 미술이 가장 쥐약이었다. 선생님이 잘 못가르쳤다느 핑계를 대기도 했지만, 솔직히 나와 너무도 안맞는 과목이었던 것 같다. 화학은 아무런 논리 없이 그냥 멱살 잡고 외우라는 식으로 보였고, 물리는 ... 그냥 어려웠다. 정말 어려웠다. 미술은 도저히 내가 해낼 수 없는 과목이었다.


저 세 가지 과목은 가장 많이 나의 평균을 깎아먹는 과목이었다 보니까 어떻게든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해보았다. 어느 정도 나아지긴 했지만 그 과목들이 나의 약점인 것은 끝까지 변하지 않았다. 저 세 과목이 참 힘든 사람으로 태어난 걸 어떻게 하냐고 강변해 보지만... 노력이 부족한 건 아니었을까? 라고 늦은 후회도 해보게 되기도 한다.


학창시절의 시험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작가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요즘 작가에게 필요한 능력들 중에 나에게 부족한 건 무엇일까 라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쉽게 말해, 누군가 나의 글을 봤을 때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끼고 어떤 부분에서 글을 더이상 보지 않게 될까? 라는 질문이다. 흠... 나 자신에 대한 객관화를 얼마나 잘 하느냐의 문제일텐데.

지하철을 타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내 소설을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먼저 얘기해야 할 점은 이 고민은 '웹소설 작가'가 되기 위한 고민이란 것이다. 브런치에서는 이 [제단글] 이외에 또 다른 기획을 통해서 글을 쓰려고 고민중에 있긴 하지만, 당장은 웹소설 작가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좀더 돈을 잘 벌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한 가족의 가장이기 때문에 이것은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우선, 웹소설과 관련해서 최근에 가장 많이 느꼈던 점은, 나 자신을 버리고 독자들이 원하는 글을 쓰는 것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싶어 작가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쪽은 반대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써서 선택을 받아야 매출이 생긴다. 홍명보 감독님처럼 나 자신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작가가 되고 싶어서 작가 시장에서 얼쩡거리다가 웹소설 시장으로 방향을 튼 케이스로서, 내가 쓰고 싶은 글로 웹소설을 두드렸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게 잘못된 행동임을 깨달은 것이다. 물론, 언젠가 소위 말하는 네임드 작가가 된다면 어느 정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게 될 지도 모른다. 그리고, 정말 능력 있는 작가님들께서는 자기가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도 성공적으로 매출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의 능력치는 거기에 다가가지는 못했다.


나 자신과 약속했다. 최소 3편 정도는 돈이 되는 작품을 써서, 나 자신을 버리고 독자에게 집중하는 것으로. 거기까지 갈 수 있다면, 그래서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이후에 내가 써보고 싶은 걸 써보는 것으로 하자고. 부디 그만큼의 시간이 나에게 허락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표현력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나도 책을 꽤나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특히, 누가 써놓은 걸 읽는 것과 내가 직접 글을 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였다. 쓰는 글이 길어지다 보니 똑같은 표현을 돌려막기로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슬프고, 기쁘고, 화나고, 짜증나고... 그런 감정들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그 공감의 정도가 분명 달라질텐데, 나의 글은 너무도 그 표현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나만의 단어장을 만들어보고 있다. 웹소설이든 드라마든 일반 소설이든 간에, 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표현이 보이면 무조건 적어넣는 방식이다. 옆에 보이는 분류로 점차 새로운 표현들이 쌓이고 있는 걸 보면 뭔가 부자가 되는 기분이 든다. 어떻게든 노력해나가다 보면 분명 효과가 있지 않을까?


현재는 노력하고 있는, 아직은 알려지지 못한 지망생에 불과한 모습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앞으로 나아가 보련다. 작가라고 하기엔 평균 미달인 현재의 상태지만, 하나씩 보완해 나가 보려 한다.


물론, 내가 이전의 글(작가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 한다)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가장 중요한 것은 "하고 싶은 얘기"이기도 하다. 아무리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덮어놓고 "독자"가 보고 싶은 이야기들로 소설을 채워나간다고 할지라도, 결국 그 안에 나만이 생각해낼 수 있는 또다른 "이야기거리"는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자는 다름 아닌 나 자신. 누굴 탓할 수 있겠나. 그저 걸어갈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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