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성인용 포켓몬' 애니다

<포켓몬 컨시어지> 새 에피소드 스포일러 후기

by 얕은생각

넷플릭스의 신작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포켓몬 컨시어지>의 새 에피소드를 보고 왔습니다. 포켓몬과 파트너가 함께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 포켓몬 리조트에서의 잔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역시 마음 따뜻하고 재밌는 이야기야'-하며 흐뭇하게 보다가 중간에 눈물을 흘렸는데요 왜냐하면 유기 동물, 아니 유기 포켓몬 에피소드가 있었거든요 (*에피소드 6화의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애니메이션 <포켓몬 컨시어지>

은퇴한 뱃사람인 댄 아저씨는 파트너 포켓몬과 함께 포켓몬 리조트를 찾습니다. 15년 전 뱃일하다가 대굴레오에게 '간택'당한 이후, 씨레오로 진화한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아들 부부의 제안에 도시의 아파트에서 사는 그에게, 대형 포켓몬과의 삶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씨레오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포켓볼 안에서 지내다가 근처 공원 산책할 때 정도만 바깥공기를 맡을 수 있었고요.

출처: 애니메이션 <포켓몬 컨시어지>

그렇게 포켓몬 리조트를 찾은 댄 아저씨는 섬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종횡무진하는 장난꾸러기 씨레오를 보고 생각에 잠깁니다.


'도시에서의 생활이 어려운 대형 포켓몬'

'덩치가 더 커질 미래에 대한 두려움'

'포켓몬 입장에서 더 행복할 거라는 자기합리화'


결국 댄 아저씨는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합니다. 씨레오를 포켓몬 리조트에 남겨둔 채 배를 타고 섬을 떠나려 한 거죠.

출처: 애니메이션 <포켓몬 컨시어지>

다행히도 댄 아저씨의 유기는 미수에 그칩니다. 다시 찾은 파트너가 너무 반가웠던 씨레오가 배를 막아서 운항이 중지되었기 때문이죠. 포켓몬 리조트의 직원들은 그런 댄 아저씨를 꾸짖습니다.


"그건 변명에 불과하다"

"덩치가 더 커질 것도 예상하지 못했냐"

"포켓몬으로서는 버려지는 거나 다름없다"


그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라는 걸 분명히 한 거죠. 댄 아저씨는 자신의 행동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씨레오와 직원들에게 사과를 표현합니다.

출처: 애니메이션 <포켓몬 컨시어지>

중요한 건 그다음인데요. 포켓몬 리조트의 책임자인 와타나베 씨는 씨레오를 리조트에서 돌봐주기로 합니다. 댄 아저씨를 포켓몬 리조트의 직원으로 채용하는 조건으로요. 그렇게 댄 아저씨와 씨레오, 그리고 리조트 직원 모두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결말을 맺으며 에피소드는 마무리됩니다.

출처: 애니메이션 <포켓몬 컨시어지>

콘텐츠 창작자로서 '유기 동물'은 굉장히 자극적인 소재 중 하나입니다. '가족을 버리는 건 나쁘다'라는

보편의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분노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가 정말 쉽거든요. <포켓몬 컨시어지>도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인간은 쓰레기'라는 인간 혐오라던가, 파트너를 버리려 했던 예비 범죄자를 응징하는 사이다 서사로 갈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포켓몬 컨시어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잘못된 행동을 분명하게 꾸짖으면서도 '혐오와 응징' 대신 '용서와 기회'를 선택했죠. 제가 보다가 눈물을 흘린 지점도 바로 여기였고요.

출처: 애니메이션 <포켓몬 컨시어지>

제가 포켓몬을 그렇게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것이 포켓몬 세계관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완전무결하고 선만 존재하지는 않지만, 나쁜 행동에 대해 분명하게 제지를 가하면서도 화해와 용서를 선택할 줄도 아는 사회. 모순적인 말이지만, 정말 '현실적으로 이상적인' 사회 아닌가요.


왜 수많은 '포덕' 분들이 포켓몬 IP를 그렇게 사랑하는지, 왜 '성인용 포켓몬'이라는 키워드에 그렇게 우려의 마음을 표현하는지... 어른을 위한 포켓몬 시리즈인 (정확히는 12세 이용가지만) <포켓몬 컨시어지>를 통해

어렴풋이나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아직도 <포켓몬 컨시어지>를 안 보셨다면 지금 바로 넷플릭스에서 시청합시다! 이 작품은 여름이 끝나기 전에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포켓몬 컨시어지 보러 가기]

https://www.netflix.com/kr/title/81186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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