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퇴마록 (2025)> 감상 후기(를 빙자한 짧은 생각)
<퇴마록 (2025)>은 당연히 완벽한 작품은 아니에요. 아쉬운 점도 있고, 제작 과정에서 타협한 순간들도 눈에 띄었죠. 그러나 한국에서 '12세 관람가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 잘 알고 있기에, 그러한 한계 속에서도 이렇게나 재미있고 신선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것은 박수받아 마땅한 일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물론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한국 영화라고 좋게 말하는 게 맞나?"
"영화는 그 자체의 작품성만 두고 봐야지!"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전 이렇게도 생각해요. '평가를 내리는 건 머리지만, 재미를 느끼는 건 가슴이다'라고요. 그리고 그 '재미'는, 관객이 영화를 '나의 이야기'라고 느낄 때 생기는 법입니다.
퇴마록의 시놉시스 자체는 평범하죠. 죄책감에 시달리던 신부가 동료들과 힘을 합쳐 세상을 구한다... 그러나 그 신부와 동료가 입싱크가 맞는 한국어 대사를 할 때, '드르륵 칵'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눌 때, 고속버스에서 실없는 농담을 나눌 때, 관객은 '이거 우리 이야기구나!'라고 느끼게 됩니다.
저는 한국 관객들이 한국 애니라는 이유로 퇴마록을 높게 '평가해 주는' 건 아니라 생각해요. 그보다는 퇴마록의 공감 포인트를 나의 이야기라고 느끼며 '재미를 느낀' 것이라고 생각하죠.
그렇기에 더더욱 퇴마록 제작진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낍니다. 불확실한 시장성, 각색의 부담감, 상대적으로 부족한 자본... 그 모든 한계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관객들이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작품을 만들어주신 것에 대해서요.
아무쪼록 이번 작품이 크게 흥행해서 속편도 계속 나올 수 있기를, 그래서 제작진분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펼쳐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