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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더언니 Aug 15. 2018

좀 놀아본 언니가, 악플쓰는 니들에게.

할 말은 좀 하자.

어쩌다보니,

'놀아본 언니가,' 라고 시작한 나의 작은 끄적임을,
참 많은 분들이 읽어주다.


'만나지 마라' 라는,

단호박같은 나의 표현에 '지가 뭔데'라는 악플들,


네, 매일의 양식처럼 잘 받아먹고 있습니다.



'지가 뭔데' 라는 말,

'지는 얼마나 잘났길래.'라는 말.


네, 나님이니까 이런글 씁니다. 



단지 한 명의 여자로써,

오롯한 사랑을 원해본 사람으로써,

어느 외적인 조건을 바라는 것이 아닌,

단지 '연인과의' 예의와 덕목들에 위배되는 것들을 나열한 것 뿐이었.


걱정이 되지 않게 연락을 해주는 것,

말이 아닌 행동을 동반하는 것,

연인을 떠나서, 인간으로써의 상식적인 예의 아닌가?


외모를 지적하고 비하하고.

지 잘난줄 알고, 상대의 자존감을 박탈시키는.

그런 남자가, 아니, 여자가 정상인가?





내가 걸어온 인생의 길에서,

나는 '치열하게, 열심히'라기 보다,

내게 주어진 상황들 속에서 최선을 다해 감사하며 사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한국 사회에서 그렇게나 중요한 스펙.

그래, '니는 얼마나 잘났길래.' 라는 말에,


자랑 같이 들릴까봐,

이런 이야기를 대놓고 다 써보지는 않았다. 

나의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였다.


대놓고 말하기엔 쑥스럽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집중하고 즐기려 노력하다보니, 어쩌다 작은 선물처럼 얻게 된 것들을,'내 노력, 내 열심'이 다인 것처럼 포장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금수저가 아니다. 아니, 흙수저다.



내 의지에 상관없이 부모님의 꿈에 의해 시작된 나의 떠돌이 생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학비가 있으면 학교를 다니고, 학비가 없으면 학교를 못다녔던 삶을 살았다. 

(그래도 보통 부모님 같지 않음에, 자식에게 헌신하시기 보다는 용기있게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찾아서 지금도 탁자에 마주앉아 열심히 포루투갈어로 서로 퀴즈를 내고 공부하시고,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박사까지 하시는 부모님을 존경한다.)



그래서 선택한 검정고시에서 충남 최연소 수석을 했고, 만 16세 최연소 법학과 입학을 하게 되었지만, 또 가정형편이 어려워 18세에 중퇴를 했다.

고생 끝에, -당장 오갈 곳이 없는 상황을 맞이하기도 하며- 결국 프랑스에서 경영학사 취득하였고,

결과적으로 나는 '중국어, 영어 상.'이라는 언어 스펙을 가지게 되었다. 중국어로 석사 과정을 밟았고,

영어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국제 기구 EU 에서 진행하는 단기 프로젝트 기획팀에, 유일한 한국인으로, 유일한 동양인으로 뽑힐 정도다. 

인도어로는 물건을 깎을 수 있고, 택시로 길 안내를 할 수 있으며, 불어로는 식당에 가서 원하는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여자는 외모도 스펙이라면,

천만명이 시청하는 중국 예능에서 유일한 한국인 고정 패널로, 배우로, 모델로 활동을 했었다.


석사 전공을 미술로 택해서 지금은 미대생이지만,

원래는 '작곡가'가 꿈이었다. 피아노가 집에 있는 나날보다, 없는 날도 많았고,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 아직도 악보는 잘 못읽지만, 어릴 때부터 절대음감을 가졌다 하여, 들으면 곧잘 따라쳐서, 더크로스 건반을 맡기도 하였고, 정기적인 재즈 공연도 가졌었다.



그렇게 치열하게 열심히 사는 것보다,


감사하자. 즐기자를 택하며,


텃밭을 꾸미고,

비누를 만들고,

글을 쓰고,

요리를 하고,

춤을 추며.

나는 '노는 언니'가 되었다.

그렇게 나는 산전수전 다 겪어본 언니가 되었다.



스펙을 위해 살고싶지 않았고,

따뜻하게 사는 것이 내 꿈이 되었으며.

내 주위에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언니가 있다면 참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우리 엄마는 이런걸 안가르쳐 줬었거든.)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유도 모르고 받았던 상처들을 조금씩 정의해 나갈 수 있게될 서른즈음부터,


나는, 말이 하고 싶어졌다.


내 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을 모아

'나처럼 아프지 마세요.' 라고. 끄적이기 시작하였다.


좋은 사람 곁에 좋은 사람이 있다는 말에,

평생 끊임없이 내 마음을 가꾸려고 노력하였고,

남들이 뭐라해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나는 스펙을 떠나 연인끼리의 기본적인 예의를 썼다고 생각하는데,

저 글에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났는데?'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당신의 보석같은 본질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사람이 가진 스펙을 본질이라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가치관이 다른자와의 대화를 예를 들어보겠다.


예1)

흔히 말해 외모와 능력이라는 스펙이 뛰어난 사람, 그러나 내가 말하는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





대화를 더 해보아도, 이 사람은 내가 말하는 인격이라는 의미의 기준을 끝까지 모르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2)

학력이라는 스펙을 중요시 여기는 자의 생각.


오래 전 작성해놓은 나의 유학에 관한 이야기에 이런 덧글을 달아놓았다.




그리고 나는 이 자의 '하층민'이라는 표현에 열이 받아 이렇게 답을 하였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하다보면 이렇게 힘이 빠지기도 한다.




예 3)

여자의 외모가 최고의 가치관인 자와의 대화.


내 블로그도 다 보고, 인스타도 보았다는 그. '만나고 싶어요!' 적극적으로 다가와서 만나볼까 했었으나 차단을 눌렀다...


인스타를 비공개로 바꾼 이유도 이러한 이유다.



사람의 본질은,

성격이 아닌 인격이다.

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가치관이다.


성격은 가면으로 대충 가릴 수 있지만,

인격이란 평생 자신이 마음에 쌓아왔던 그 무엇,

자신이 중요시 생각하는 그 모든 것들이 주변인들에게 영향을 끼치며,


괴롭게 하거나, 즐겁게한다.


가치관이 다르면 괴롭다.


이런 조건 다 따지는 여자라 피곤하다고,

'이런 여자는 거르고 만나라' 라는 댓글이 악플에 반이라지만,


중요한 사실은.




.

.

.

.

.

나는,

너네랑 결혼안할거거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만,

오늘도 나의 이 작은 마음을 지키며 살고 싶다.


싱글, 넘나 좋은 것.

나를 달래며.

작은 것들에 최선을 다해 행복하며.



언니들,

아프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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