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이 많은 나의 혈육 오빠는 고된 중동에서의 생활 중에서도, 데이팅 어플을 써가며 이성의 목마름을 채우며,
그렇게 랜선에서 만난 우리 -나보다 어린-새언니와 여행을 하며 가까워지고,
휴가를 탈탈 털어서 결국 언니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러고보면, 결혼이라는건,
1. 결혼에 대한 강한 의지가 분명하게 있는 남자와(이 의지가 여자에게만 있는 경우, 결혼 성사가 잘 안되는 것 같음)
2. 운명적인 요소 (타이밍, 주변 환경, 무엇인가의 부정할 수 없는 둘만의 공통 코드) 가 있어야 가능한 것 같다.
(그래서 이것이 그렇게나 어려운건가 봅니다, 언니들)
이 두가지의 조건을 뚫고 결혼하여 맺게된 결실.
나의 조카.
요 쪼매한게 사람이라고 하품도 하고, 웃고, 울고, 눈도 말똥말똥 뜨고 나를 쳐다보는 것이 참 신기하다.
이제 막 할머니가 된 엄마에게,
"엄마, 예쁘긴 한데 한나 코가 너무 낮아. 누구 닮아서 그렇지? 수술 시켜야겠지?" 라고 말하자,
엄마가 오래된 사진첩을 뒤진다.
"누굴 닮았긴. 고모닮았네."
피라는 것은 정말이지 참 신기하다.
부정할 수 없이 나를 닮았다.
어릴 때 너무너무 못생겨서, 성별마저 분간이 되지 않아, 꼭 저렇게 억지로 사과머리를 만들어 모든 사람들에게 "남자에요, 여자에요?" 라는 질문을 스킵하려는 엄마의 꼼수였다고 한다.
차마 예쁘다고는 못하고,
"아.. 이 아이는..ㅇ..ㅖ...크.. 크면 예쁘겠어요!!"
라고 덕담을 아주 많이 들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NS 프로필 사진을 조카로 바꾸고,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자랑을 하고, 지나가는 길에 발견하는 유아 용품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이른바 '조카바보' 들이 내 주위에 있어도,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나를 닮은 저 아이.
사진만 봐도 엄마 미소가 자동 발사가 되는 나를 보니, 이렇게 또 조카 바보 하나가 예약 중이다.
조카도 예쁜데, 내 아기는 얼마나 더 예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