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같은 사람 한 명쯤은,

by 스더언니

재능이 많다고 하지만,

사실 제대로 할 줄 아는게 딱히 없다.


이사한지 일년이 넘어도 집을 잘 못찾고,

바로 옆건물이 목적지임에도 10분이 걸린다.

가끔 오른쪽 왼쪽도 분간하지 못하여 지하철을 타면 늘 긴장해야 한다.


물뚜껑을 따는 것에도,

비닐 포장을 뜯어내는 것에도,

남은 음식을 랩을 씌워 보관하는 것에도.

한참을 낑낑거리며 손가락을 베기도 한다.

요리를 하지만 요리의 8할을 차지하는 야채썰기엔 젬병이다.


계산도 잘 못한다.

누군가가 말을 하면,

그렇구나. 그렇게 별 생각없이 다 믿는 편이다.

핸드폰을 바꿔야 하는데 숫자에 약한 내가 혼자가면 호갱님이 될거라고 주위에서 굳게 말린다.

험난한 삶을 살아내기 참으로 피곤한 타입이라는 말이다.


미대생인데 그림을 못그리고,

음악을 하는데 악보를 못본다.

프랑스에서 대학을 나왔으나 불어는 못하며,

중국에서 9년을 살았어도, 택시 기사님이 단박에 오~ 한국 아가씨! 라고 아는 척을 한다.

영어로 먹고 살지만, 물론 네이티브는 아니다.

요즘 TV는 케이블 전원을 따로 켜야하는 사실을 어제서야 알았다.





세상 똑똑한척 하고 다녀도,



나는 정말이지, 흠이 너무 많다.

모순이 너무 많다.



내 브런치에는 이런 사람 만나지 마.

내가 잊지 않기 위해 써놓고서는,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사람을 만나서 목숨을 잃을뻔 했다.



보통 상처를 받으면,

몸도 사리고,

마음도 사릴줄 알고,

경계도 하고,

적당히 잴줄도 알아야 하는데,




나는 또 홀랑 나를 내어주겠지.

작은 것에 뛸듯이 기뻐하고,

슬프면 참지 못하고 눈물부터 흘리겠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게 당하고, 또 호구가 되어도,


이 악물고 변하기를 원하는 것보다,


그냥 이런 모자란 나를 인정하고,

안아주기로 마음 먹었다.






From 서밤님




세상에 나같은 사람 한 명쯤은 있어야하지 않겠어?




누가 데려갈련지, 벌써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