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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더언니 Oct 04. 2015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사랑받는 것보다 행복한 것은 사랑하는 그 것.

가을비가 내리는 상해 밤

그에게 노래를 선물하고 싶다.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을 때, 그렇지만 사랑한다는 말이 헤퍼질까봐 걱정이 될 때,

그와 어울리는 멜로디를 담은 노래를 건반으로 그려주고 싶다.


그의 기를 살려주고 싶다.

작은 것에도 늘 감동하고 고마워하며 늘 칭찬을 아끼지 않겠다.

능력있는 남자 옆에 늘 미녀가 있듯이, 그와 같이 걸을 때면 예쁜 옷을 입고, 그의 친구들을 만날 때에는 다 가렸지만 섹시한 여자가 되어 나타나서 그를 이 세상에서 최고로 능력있는 남자로 만들어주고 싶다.

그의 친한 지인들 앞에서는 오버하지 않는 존댓말 며 늘 존경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를 깜짝 놀래켜주고 싶다.

가끔은 앞치마만 입고 요리하며 그의 퇴근을 맞고 싶다.

아무 날도 아닌데 그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김밥까지 싸서 찾아가고 싶다.     

몰래 아껴둔 돈으로 그에게 멋진 옷을 선물하고 싶다.

 

그에게 집이 되어주고 싶다.

늘 따뜻하고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고 싶다. 꼭 생일이 아니더라도 미역국을 끓여주고, 고등어도 굽고, 치즈가 듬뿍 들어간 계란말이도 해주고 싶다. 화려하지 않아도 소박하고, 밖에서 쉽게 사먹을 수 없는 그런 집밥을 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의 가족이 되어주고 싶다.

내 가방 보다도, 그의 어머니에게 멋진 가방을 선물해드리고 싶다.

가끔은 아버님과 어머니를 모시고 영화도 보러가자고 데이트 신청하는 센스있는 며느리가 되고 싶다.

그와 나를 닮은 아이를 그가 번쩍 안을 때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의 미소를 지어주고 싶다.


그와 함께 울고싶다.

그가 힘들 때 힘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를 안아주며 그저 옆에 있어주고 싶다.

그의 아픔을 나누며, 그와 함께 끝까지 견디고 싶다. 그리고 괜찮아, 하며 웃으며 다독여주고 싶다.


그와 함께 걷고싶다.

상해 어느 한 구석 플라타너스가 가득한 그 거리, 늘 사람 많은 삼청동에 숨겨진 한적한 그 골목,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벚꽃이 많이 피어있는 그 강변.

한참 방황할 때 소주 두 병과 포카칩을 들고 올라갔던 오름직한 그 공원.

내가 과거에 울고 웃었던 그 모든 거리를 나누며 함께 손을 꼭 잡고 걷고 싶다.





사랑받는 것보다 행복한 것은 사랑하는 그 것.


나는 그렇게 그가 쉴 수 있는 쉼이 되어지고, 다시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생명이 되는 여자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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