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이유.

by 스더언니


16살 검정고시 최연소 수석, 중국 명문대 법학과에 최연소로 입학을 했을 때엔, 세상은 온통 내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0대에는 피아노 치는 국제 변호사가 되어 세계를 누비며 '나 잘났다. 너도 이렇게 될 수 있단다.'라고 말하고 다니고 싶었습니다.


타임스의 세상을 바꾸는 100인에 꼭 선정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대학 2년, 학비가 없었습니다. 남들보다 4년 일찍 갔던 대학이었는데.. 결국 졸업장을 받기까지 무려 9년이 걸렸습니다.


그렇게나 원했던 프랑스 유학을 갈 때, 그곳에는 저를 반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에겐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았던 편도 티켓과,

출국하기 훨씬 전부터 열심히 알아보았던 집, 그리고 집주인과 메일을 주고받았던 것이 전부였습니다.








출국 세 시간 전에야 제가 열심히 알아보았던 그 집이 사기라는 것을 알았고 보증금도 홀랑 날려 길바닥에서 자야 하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그때 제 주머니에는 달랑 $20 밖에 없었습니다.







몸이 아프기도 하였고,

이대로 죽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만큼 위험할 때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많은 것들을 계획하고 확신에 가득 차 있던 저였으나,


상황에 절망하고,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내가 믿고 있던 모든 것들에 대해 회의가 많이 들었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아플까?

왜 나는 이렇게나 아파야만 할까?



이유도 모른 채 견뎌야만 했습니다.







늘 높은 곳만을 바라보았던 저의 계획이 무너질 때,

세상이 내가 원하는 대로,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 저는 그저 울기만 했습니다.


우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니까요.









울다가,

또 울다가,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해 감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금 내가 마시는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진다는 것에, 내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실 수 있다는 것에, 내가 사랑하는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며 웃을 수 있다는 것에,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아무리 슬퍼도 당장 피아노에 마음을 실어 노래를 부를 수 있음에,





그렇게 작은 것에 행복해하며 살아가다 보니,


아무리 거지 같은 일을 당해도,


감사할 수 있는 순간은 늘 존재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감사했던 연습으로 인하여, 더욱더 감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의 남편과 결혼을 하고 8개월이 되는 동안 하루도 이 사람의 존재에 대해 감사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며, 매일이 더욱 감사하고, 행복하며, 평생을 이 사람만을 더욱더 사랑하는 것이 저의 인생 목표가 되었습니다.


울거나 웃거나, 제 옆을 지켜주었던 고양이에게 매일 사랑한다고 말을 해줍니다.









피아노 스킬이 부족해도, 저의 선율을 듣고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생겨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부족함에도, 저를 사랑해주는 가족과 친구들,


많은 실패를 거치며 만나게 되는 좋은 사람들이 제 편이고 저의 사람들이라는 것이 너무나 신기합니다.








지금 당장 제가 돈을 많이 못 벌지언정,

저는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제가 타임스에 실리지 않아도,

저는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입니다.


제가 지금 사는 곳이 으리으리한 곳이 아니라도,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존재와 함께 지낼 수 있어서 이 곳이 저에겐 궁궐입니다.






공부를 하여 지식을 뽐내는 것보다, 여러가지 언어를 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그 순간들 자체로 이미 저의 꿈은 이뤄졌습니다.


비록 예전처럼 하이힐을 신지 않고,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지 않아도,

저를 늘 예뻐해주는 남편 덕분에,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꼭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아도,

저에겐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기에, 그것으로도 이미 충분합니다.



이대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오늘도,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합니다.


Ps 내가 가장 아플 때에도, 감사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