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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더언니 Mar 26. 2017

내가 정말 원하는 것,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를

#

내가 글을 쓰는 이유.


한참 바쁜 가운데서도 나의 진짜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가 된다는 것.



실은 한 동안,

바쁘다는 소리를 그렇게나 싫어하지만.

나는 바쁘고 바빴고,

한 동안 바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동안 나는 하고 싶은 말이 무척이나 많았으나 충분히 영글지 않은 그 모든 서툰 생각들이, 감정들이 글에 배여 내 글을 읽는 이들에게 혹시나 독이 될까봐 걱정이 되었다.



글이란, 어찌됐건 사람의 생각을 담은 '보이는' 기운이니까.

내가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목적은, 어찌됐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위로가 되길 바랬으니까.



그래서 나는,


시시콜콜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지금 시끄러운 생활을 그저 사진으로만 담아놓고, 임시저장을 수 없이 눌러가며 생각과 마음이 정리되기를 (아직도) 기다리는 중이다.


(일일히 댓글 달아드리지 못하여 죄송해요.)






#

잡스 형님의 연설 중, 이런 이야기가 있다.



첫번째는 점을 잇는 것입니다.


저는 대학교를 자퇴했습니다.



여기에는 긴 스토리가 있죠.



저의 생물학적 어머니가 저를 입양 보내기로 마음 먹었을 때 그녀는 제가 대학을 졸업한 부모님의 밑에서 자라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한 변호사 부부가 저를 입양하기로 되어있었지만 제가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을때 그들은 갑자기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를 바란다고 해서 입양을 철회했죠.



그래서 어머니는 입양을 원하는 다른 사람들을 찾았습니다.

남자아이가 있는데 입양하시겠어요?



하고 묻자 저의 부모님들은 그러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의 어머니는 대학교를 나오시지 않았고 아버지는 고등학교도 나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생물학적 어머니는 입양을 철회하려했으나 저를 대학교에 꼭 보내겠다는 약속을 하고 저의 부모님은 저를 입양하는 것을 허락받았습니다.



17년 후, 저는 대학에 가게됬죠.


스탠포드만큼 학비가 비싼 대학이었습니다.



저의 부모님이 평생 버신 돈이 저의 학비로 나갔죠.



저는 부모님의 지출이 너무 큰데다, 대학에서 배울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하여



대학교를 자퇴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일인 것 같습니다.



자퇴하고 저는 제가 들어야 하는 수업 대신 듣고 싶은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중 저는 칼리그래피 수업을 들었는데 그때는 몰랐지만 10년뒤 매킨토시 폰트 디자인에 이 칼리그래피 수업에서 배운 것을 써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덕에 매킨토시 컴퓨터는 세계 최초로 아름답게 디자인된 폰트를 가진 컴퓨터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자퇴해서 칼리그래피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아마 매킨토시의 아름다운 폰트를 만들 수 없었을 겁니다.



윈도우는 우리를 배낀거죠.



이렇듯 살아가다 보면 점이 이어집니다.



지금 당장은 모르지만 먼 미래에 내가 과거를 뒤돌아 보면 그때 그 일이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보입니다.


그러니 나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합니다.


분명 나의 미래와 연결되니까요.











#

세상은 무조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악착같이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애씀으로 되는 것이 있고, 안되는 것이 있다.



마냥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언제나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도, 연애도 마찬가지다.



스물 일곱. 혹은 스물 여덟.


나는, 이 때를 20대의 사춘기라고 부르고 싶다.

10대의 사춘기와는 다른 질풍노도의 시기.


치열한 경쟁으로 일단 졸업을 하고, 나를 뽑아준 회사에 취직을 하고.

정신 없이 일을 하다가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삶이 흘러가고, 안정인지 지루인지 모르는 삶이 1년이 지나고, 또 2년 정도 흘러 가다가보면, 엇,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가게된다.





그래서 결국 지금 이 곳에 있는 나에게,



몇 달 전,

어느 회사에서 오퍼가 들어왔다.


안정적인 수입,

주택 보조,

내가 좋아하는 다국적인 대기업,

칼퇴가 보장된 라이프,

게다가 나라면 꽤 잘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런 일.

그리고 그런 회사.



그렇지만,

당장 학교를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장 다음 학비와 생활비에 허덕이는 나로서는,

꿀 같은 오퍼였지만.



아까웠지만.


인연이 아니라 생각이 되었다.


경쟁만 하는 한국이 답답해서 해외 취업을 한다 해도, 그 것은 얼마간의 만족을 줄 수 있어도 영원한 답을 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뼈절이게 느꼈던 지난 날의 시간으로 인해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다.





#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광진의 편지 가사.




어쨌든 예전처럼 회사를 다니기만 하면 어느 새 통장에 숫자가 쌓이던 시간은 아니지만,


나는 분명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노오력, 열정과 같은, 이 악물고 악착같이 하지 않아도.


나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연기를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고 있다.


어쩔 때엔 잠도 잘 못자지만.


야근을 했던 지난 날의 느낌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나는 열심히 한다고 생각이 들지 않는데,

그저 즐기고 있을 뿐인데 시간은 참 잘도 간다.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 중이고,


한 동안 그렇게 살 것 같다.


이렇게 살다보면,


그렇게 '안정'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 한 걸음씩 걷고 있다보면.


분명, 점을 잇게 되는 날이 오겠지.







#

다만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슨 일을 '잘' 하는 것보다.


이 길 끝에 무엇이 있을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몰라도.

심지어 지금 내가 이토록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게 된다 하더라도.



마음에 귀 기울이며,

배고픈 시절 아팠던 시절을 늘 잊지않는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것.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것.


그렇게 지금처럼 하루하루 순간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고싶다.


'To be' is more important than 'To do'.


#김한나, 우리 이제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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