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구조와 무능의 합

by 샤누자오사무

어제도, 오늘도 숨이 막혔다. 물리적 압박은 없지만, 설명되지 않는 답답함이 더 견디기 어렵다.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이 더 피곤하다. 불확실한 공기 속에서 사람은 더 빨리 지쳐간다. 보이지 않는 무게가 목을 누르고, 무형의 손길이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다.


이메일을 안 읽는다는 걸 자랑처럼 말하는 상사를 보며 생각한다. 여기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아는 척하며 일을 결정하고, 회사는 기적으로 굴러간다. 그 기적의 원동력은 침묵과 체념이다. 웃어야 할 때 웃고, 고개를 끄덕여야 할 때 끄덕이는 합의 속에서 조직은 이어진다. 기적은 믿음이 아니라 무관심에서 만들어진다.


나는 매일 출근한다. 이동만이 출근의 전부가 되고, 동기와 의욕, 책임감과 자존감은 빠져나간다. 가끔은 흔적 없이 로그아웃하고 싶지만, 그마저도 의미 없다는 걸 안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도 달라질 건 없다. 오히려 남은 사람들의 체념만 더 깊어진다.


그러다 깨닫는다. 내가 견디는 이 세계는 누군가의 악의가 아니라 무심함과 무지, 무능이 합쳐져 만들어낸 구조라는 것을. 그래서 더 잔인하다. 상처 입은 건 나인데, 아무도 그것을 만든 적이 없다고 말한다. 책임을 져야 할 주체가 사라진 세계에서, 고통은 오직 개인의 몫이 된다. 합리의 기대가 무너진 자리에는 체념과 냉소만이 남는다.


그래서 “그냥 힘들다”고 말한다. 그냥이 아니다. 오래, 깊고 구체적으로 힘들지만 말로 꺼낼 수 없어 그냥이라고 한다. 미래에 대한 기대도 단정도 내려놓는다. 지금은 숨만 쉬고 싶다. 그 고백조차 기록 속에서만 허락된다. 나는 말하지 못한 감정을 글로 붙잡는다. 그래야 나 자신이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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