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그냥 말없이 안아주세요

by 작가미상


오늘 밤은 그냥 말없이 안아주세요


그런 날들이 있었어요

뜨겁지 않은 온도에도

속절없이 녹아버리던


그런 날들이 있었어요

어떤 물리적 위해도 없이

어떤 화학적 분해도 없이

조각조각 나버리던


그런 날들이 있었어요

내가 밟고 있는 이 땅만이

물러지고 질퍽해져

진흙투성이가 되도록

아주 푸욱 잠겨버리던


분명 봄이 찾아왔다 그랬는데

여전히 나는 추워요


아랫목에 군불을 덥히고

두터운 솜이불을 덮어도

내 거죽은 냉랭하기만 해요


그리워요

따뜻한 당신 품이


무생물의 온기로는

녹지 않을 나에게

지금 필요한 건

당신의 체온이에요


내가 살아 있음과

당신이 곁에 있음

그런 것들에 대한 증명


오늘 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안아주세요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anniespra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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