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그냥 말없이 안아주세요
그런 날들이 있었어요
뜨겁지 않은 온도에도
속절없이 녹아버리던
그런 날들이 있었어요
어떤 물리적 위해도 없이
어떤 화학적 분해도 없이
조각조각 나버리던
그런 날들이 있었어요
내가 밟고 있는 이 땅만이
물러지고 질퍽해져
진흙투성이가 되도록
아주 푸욱 잠겨버리던
분명 봄이 찾아왔다 그랬는데
여전히 나는 추워요
아랫목에 군불을 덥히고
두터운 솜이불을 덮어도
내 거죽은 냉랭하기만 해요
그리워요
따뜻한 당신 품이
무생물의 온기로는
녹지 않을 나에게
지금 필요한 건
당신의 체온이에요
내가 살아 있음과
당신이 내 곁에 있음
그런 것들에 대한 증명
오늘 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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