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앉아
그대에게 편지를 써요.
오직 그대만을 위한 연필로
그대에게 편지를 써요.
담아둔 마음과
쏟아내고픈 말들이 많아서
그대에게 드릴 편지만 썼는데도
닳아서 못 쓰게 된 연필들이
헤아릴 수도 없어요.
마모된 흑연과
깎여나간 나무들은
누구도 아닌 바로 저였어요.
어느새 손날이
새카맣게 물들면
내 마음도 그렇게
새카맣게 타버린 줄 알았지만
그댈 위한 편지 위에도
저의 손날에도
흑진주 곱게 간 색으로
은은히 빛나고 있었어요.
지금도 그대에게
편지를 써요.
오직 당신 만을 위한 연필로
사각사각
새하얀 당신께 닿아
저의 마음은
저의 글은
짙은 은빛으로 남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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