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저녁노을 속에서 세상이 어둡게 보이는 건

by 작가미상


분명 저 산 너머에는

지는 해가 남겨져 있었고

서쪽 하늘마저도 붉게 타고 있었는데

천지간은 분간을 할 수가 없었다.


빛이 남겨져 있으나

온통 세상이 어둡게 보이는 건


한낮 우릴 위에서 내리쬐던 햇빛을

저 산등성이를 넘어가는 해가

꼴깍 넘어가는 숨만큼

아래에서

위로

겨우 힘겹게 쏟아내고 있을 뿐이고

그마저도 저 산에 부딪히고

대기 중에 산란해서

붉은 파장만을

남기기 때문이다.


빛이 분명 존재하나

가장 어두운 시간

적요(寂寥)한 세상


가느다란 태양의

숨이 그마저도

꼴깍 넘어가고 나면


빛은 사라지고

우린 밤 속으로

잠기고 만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vivekdo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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