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배춧국

그녀의 열린 결말을 향한 따뜻한 포옹

by 언어미식가

사람들은 그녀가

어떻게 쓰였는지는 기억하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살았는지는 묻지 않는다.


그녀의 삶에서 선택은 없었다.

미모는 축복이 아니라 호출이었다.

부름을 거절할 수 없었고,

설명할 권리도 없었다.


선택하기보다

선택받기를 강요당한 나날들.

그것이 그녀의 젊음이었다.


그리고 불.

그 밤의 불길은

모든 역할을 태워버렸다.


살은 탔고,

얼굴은 알아볼 수 없게 변했다.

누구도 그녀를 찾지 않았다.

아니,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의복을 갈아입고 도망쳤다.

이름도, 얼굴도, 이야기까지 내려놓고.


그때 비로소

자유로웠다.


그 이후의 삶은

삼국지답지 않게 조용하다.


전쟁도 없고,

책략도 없고,

아무도 그녀를 부르지 않는다.


인정 많고 솜씨 좋은 주막에서

그녀는 요리를 배웠다.


그녀는 비로소

몸이 아니라 손으로

존재하는 법을 깨달았다.


상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멋이 아니라 맛이었다.


누군가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잠시 인상을 찌푸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개의치 않았다.


곱게 치장된 얼굴로 살 때보다

지금의 얼굴을

훨씬 더 소중히 보듬었다.


사랑받기 위해

다듬을 필요가 없는 얼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얼굴.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래서 초선은 행복했을까?


아마도.


행복이란

찬란함이 아니라

그저 나로 존재해도 되는 것이라면,


초선은

따뜻한 배춧국을 끓이며

그 행복을 천천히 음미했을 것이다.


그것이

그녀의 진짜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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