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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준 Aug 12. 2018

메디치 가문

르네상스의 숨은 주역

#메디치가문 

(메디치 가문의 문장)


르네상스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가문이 있으니 바로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입니다. 이름(Medici)에서 느껴지듯이 약(藥)과 관련된 사업으로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들의 가문 문장의 6개의 공(Palle)은 알약을 연상시킵니다. 향후 금융업으로 큰 돈을 벌어 교황청의 전담 은행이 될 만큼 성장하여 공화정이였던 피렌체의 실질적인 지배자가 되었으나 결코 최고 권력에 오르지 않고 공화정을 유지하면서 예술가를 적극적으로 후원하여 르네상스가 탄생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됩니다. 이런 현명한 처신으로 피렌체의 국부라 추앙 받던 코시모 데 메디치와 그의 손자 “위대한 자”로렌초 일 마니피코를 거치면서 피렌체 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300년간 지배하며 그 영향력을 전 유럽에 끼치며 교황까지 배출하는 등 절정기를 누립니다.

(코시모 데 메디치 초상 / 폰토르모, 우피치)


코시모는 아버지 조반니를 따라 전 유럽을 돌아 다니며 사업을 배우는 과정에서 자신의 조상들이 이룩한 위대한 문명을 알게 되고 큰 감명을 받습니다. 게다가 사라지고 없어진 로마 제국이 그리스와 비잔틴 제국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알고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꿈을 꾸게 됩니다. 그렇게 재현한 로마 제국의 중심에 피렌체를 두고 싶어했습니다. 금융업과 무역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후 실제로 사비를 털어서 서 로마의 카톨릭과 동 로마의 비잔틴 제국의 정교의 화합을 위해 피렌체에서 공의회를 열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을 개기로 비잔틴 출신 지식인들과도 지속적으로 교류를 하면서 고대 그리스의 희귀 필사본들을 많이 수집하였고 이를 통해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로마 제국의 영화에 대한 향수는 더욱 깊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수집한 수많은 고대 서적들과 자료들로 플라톤 아카데미를 설립하였습니다. 인문학과 예술의 부흥이 동서 로마 제국의 재결합과 부흥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코시모 데 메디치와 그를 이은 총명한 손자인 로렌초 데 메디치는 플라톤 아카데미에 수많은 학자, 예술가들을 모아 같이 토론을 하며 그리스 철학과 예술에 대한 연구를 하였습니다.

정통 기독교 관점에서 인간은 구원자 예수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오히려 죽음에 내몬 원죄를 진 죄인들이고 그러기에 인류의 육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그리스 신화는 배척해야 할 이교이며 그리스 철학, 인문학은 교리에 위반되는 이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신 플라톤주의의 입장에서는 신의 피조물인 인류의 육체는 아름답다는 것이 신의 완전함을 증명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이렇게 그리스 시대를 돌아보는 것에 대한 논리가 세워지자 그 이후부터는 종교의 논리에 억눌려있던 인류의 예술 혼이 거침이 없이 터져 나오게 되었습니다. 

(로렌초 메디치 / 바사리, 우피치)


르네상스의 이론적 토대는 물론 재정적 지원까지, 사실상 메디치 가문이 없었다면 적어도 피렌체를 중심으로 하는, 우리가 아는 르네상스는 없었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절대적으로 기여를 한 숨은 주역입니다.


문제!! 다음은 어떤 문장일까요?

메디치 가문의 알약 장식 방패와 교황을 상징하는 교황의 관과 열쇠가 있습니다. 바로 메디치 가문 출신으로 교황에 오른 레오 10세의 문양입니다. 이렇듯 유럽 가문의 문장들을 이해하면 이 문장만으로도 누구를 뜻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 #르네상스 #메디치 #레오1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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