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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준 Aug 21. 2018

맛있는 유럽 해산물 요리 2

유럽여행에 품격을 더하다

(키벨링 -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영국의 피쉬 앤 칲스와 유사하지만 감자 튀김 없이 대구살만 튀겨내는 네덜란드의 길거리 음식으로 키벨링(Kibbeling)이 있습니다. 청어와 더불어 네덜란드 해안도시 어디에나 간이 식당에서 즉석으로 튀겨주는 길거리 음식으로 유명합니다. 


(해산물 가판 - 헤이그, 네덜란드)


(마체스하링 - 델프트, 네덜란드)


키벨링을 파는 네덜란드의 가판에서는 청어(Hering)도 같이 파는데요, 아니 청어를 파는 가판에서 키벨링도 같이 판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어를 주로 겨울에 먹지만 네덜란드에서는 5월부터 7월까지를 제철로 여깁니다. 이때의 청어는 짝짓기를 앞두고 지방을 올린 상태라 가장 맛있다고 하며, 짝짓기 전이라 결혼하지 않은, 어리다는 의미로 마체스(Maatjes) 하링이라 부릅니다.

네덜란드도 북해에 면한 나라라 지중해 연안국보다 추운 관계로 청어를 염장 건조하지않기도 하지만 14세기 후반 기빙(Gibbing)이란 손질 방법이 생기면서부터 네덜란드의 청어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청어로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네덜란드는 강력한 해상왕국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사실 청어는 북해 연안 어디에서나 잡히는 흔한 생선인데, 이 기빙 방식으로 처리된 네덜란드 청어만의 우수성이 다른 나라 청어와의 큰 차별성을 만들었습니다. 기빙이란 방식은 작은 칼로 머리와 아가미를 제거하고 효소가 들어 있는 간과 췌장만 남기고 내장을 제거한 후 소금물에 담그는 것인데 소금물에 담금으로서 부패를 막고 장기 보관이 가능하며, 간과 췌장에 남은 효소에 의해 숙성되는 동안 풍미를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하링은 소금물에 담긴 상태에서 주문과 동시에 머리와 내장으로 제거하고 껍질을 벗겨 필렛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 정석입니다. 한번은 제철이 아닌 겨울에 암스테르담을 방문할 일이 있어 짧은 일정 중에 마체스하링이 먹고 싶어 시내의 가판에서 언제 됐는지 모를, 미리 손질된 마체스하링을 먹었는데, 이미 필렛도 짙은 회색 빛이 도는 칙칙한 붉은 색으로 탁하게 변하여 비릿 맛만 나고 전혀 특유의 감칠맛이 없었습니다. 

여름철에 네달란드를 방문하게 되면 현지 사람들 사이에서 끼어서 가판대 앞에 서서 이 청어를 먹다 보시죠. 그들은 많게는 열 마리 이상을 한번에 쌓아두고 먹기도 하고 또는 빵에 끼워서 먹기도 합니다. 첫 인상이 별로여서 손이 안가는 분들께는 빵과 같이 먹는 방법을 권합니다. 물론 날로 먹는 방법이 최선이고요.


(마체스하링 샌드위치 - 스헤베닝겐,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마체스하링이 가장 유명하지만 앞서 얘기한대로 북해 연안의 나라들은 대부분 자기들 방식의 청어 요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청어요리 - 코펜하겐, 덴마크)


소금물에 담근 청어를 시궁창 냄새가 나도록 발효시켜 악취로 유명한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Surstroming) 같은 요리도 있지만 다른 북구의 나라 청어요리는 대부분 식초에 절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다소 시큼하지만 찝찔한 맛 없이 상쾌한 느낌이 드는 요리들입니다. 마치 일식집에서 주는 시메사바 같은 느낌

반면 북해를 조금 가지고 있는 독일에서도 청어 요리를 먹기는 하는데, 아무래도 내륙국가의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북구의 나라들만큼 먹지는 않고 주로 카니발 기간 동안 숙취해소용으로 즐겨 먹습니다. 또한 북구의 매섭게 추운 날씨까지는 아니어서 식초만이 아닌 소금간을 더하는데, 이 소금간이 생각보다 강해서 우리 기준으론 이걸로 어떻게 숙취해소가 되는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짭니다.


(연어요리 - 아른헴, 네덜란드)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를 중심으로 연어 양식이 활성화되어 사시사철 유럽 어느 나라에서나 연어요리는 매우 대중화되어 있습니다. 한국처럼 연어를 회로 먹기도 하고, 훈제하여 먹는 경우도 있지만, 스테이크로 구운 요리가 가장 일반적입니다. 우리가 기대하고 상상하는 것과 가장 큰 차이가 없는 생선이니 정 자신이 없을 때 가장 안전한 선택이 되겠습니다.


#유럽여행 #해산물요리 #청어 #마체스하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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