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준 Nov 04. 2018

유럽의 기독교 4

유럽여행에 품격을 더하다

카톨릭 성인들


카톨릭에서는 신앙의 모범이 될 훌륭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을 사후에 성인(聖人)으로 추대하는데, 인간의 기복(祈福)이 워낙에 유난하다 보니 성인들을 자신과 연계 지어 그 성인들의 성스러운 힘에 기대보고자 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주로 자신의 탄생 달의 성인이랄지 자신의 직업에 관한 성인이랄지 또는 다소 뜬금없는 경우도 있지만 어떻하든 자신과 연관을 지어서 구원을 바라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심성인가 봅니다. 로마 카톨릭이 기독교 각 종파 중 가장 포용력이 넓다 보니, 성상, 성물과 마찬가지로 성인에게까지 범위가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유럽, 특히 카톨릭이 강세인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수없이 많은 성인들의 그림과 조각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누가 누군지 전혀 알 수 없게 되고 그로 인해 관심이 반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주 접하게 되는 카톨릭 성인 몇 분을 작품과 함께 살펴 보면서 각 성인을 구별하는 방법과 그들의 생애에 대해 짧게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베드로


예수의 제자 중 첫 번째로 꼽히는 사도입니다. 본명은 시몬(Simon)이고 동생 안드레아(Andrea)와 같이 어부로 생활하다가 제자가 됩니다. 예수가 가장 신임한 제자로서 가장 연장자임을 나타내기 위해 주로 그림에서는 백발의 노인으로 그려집니다. 베드로는 돌이란 뜻으로 마태복음 16장 18, 19절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 내가 너에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베드로)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마 16-18)”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마 16-19)”


18절로 인해 시몬은 베드로(반석)가 되고, 19절의 천국의 열쇠가 베드로의 상징이 됩니다. 예수의 죽음 이후 실질적으로 기독교를 총 지휘한 리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정열적으로 포교 활동을 한 끝에 로마에서 십자가에 꺼꾸로 매달려 순교하였다고 합니다.


(성 베드로의 십자가 처형 귀도 레니 바티칸) 


향후 베드로는 초대 교황으로 추대되고 그의 무덤이 있던 바티칸에 성 베드로 교회가 만들어지고 교황청이 자리를 잡습니다. 그가 예수의 첫 번째 제자이며 기독교의 반석이자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가진 자이기 때문에 그를 통해서만 천국에 갈 수 있고, 그것이 교황의 권위의 핵심이고 그를 초대 교황으로 옹립한 이유이며, 교황청의 상징도 열쇠인 이유입니다.

백발의 노인이 열쇠를 들고 있으면 베드로다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림이 없습니다


(예수로부터 열쇠를 받고 있는 베드로 성 베드로 성당 입구 위 장식 바티칸 이탈리아)



막달라 마리아


막달라 마리아는 성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지만 결정적인 장면에서 매번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예수의 죽음을 지켜봤으며, 예수가 부활하여 가장 먼저 만난 사람도 그녀였고 제자들에게 스승의 부활을 알린 것도 역시 그녀였습니다. 그런 결정적인 역할에도 불구하고 누가 복음 7장에 죄를 지은 여자(Sinful life)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구체적인 죄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카톨릭 교단에서는 창녀로 규정하였습니다. 


(나를 붙잡지 마라 브론치노 루브르)


그림 속에서는 주로 예수의 죽음을 표현한 그림에서 등장하며, 예수의 시신에 향유를 뿌리려 헀기 때문에 향유병을 든 모습, 예수의 발에 향유를 붓고 자신의 긴 머리로 닦았던 관계로 긴 머리의 젊은 여성으로 그려집니다.


(십자가에서 내림 로히르 반 데르 베이덴 프라도)


다만 막달라 마리아가 단독으로 그려질 때는 창녀였다는 전직을 강조하고자 선정적으로 그려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작은 동굴속의 막달라 마리아 쥘 조세프 르페브르 에르미타슈 미술관 러시아)


이렇게 성경에서의 중요한 역할과 그녀에 대한 부정적 묘사 사이의 부조화 덕에 호사가들의 좋은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소설 다 빈치 코드에서는 아예 예수의 부인으로 그려지기도 하였고, 많은 성경 학자들의 연구는 베드로를 중심으로 한 정통 카톨릭 교단에서 의도적으로 그녀의 비중을 축소하고 악의적으로 깍아 내린 부분들이 다소 있지 않나는 의심도 하고 있습니다


#카톨릭성인 #베드로 #막달라마리아

작가의 이전글 인상주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