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꿈을 반대하던 아빠를 이해하게 됐다.

하고 싶은 일을 막은게 아니라, 무너질 순간을 걱정하는 마음이었다.

by 서온

내 남동생은 배우다.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도 유명하지도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나아가고 있다.

극단의 정기공연에 가족들을 초대했다.

일정이 있는 아빠와, 꼬맹이를 봐야하는 여동생을 제외하고 참석인원 6명.

남동생의 공연은 몇번 봤지만, 매번 이상하게 내 마음이 더 떨리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남동생의 연극활동이 가족들에게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정확히는 아빠의 반대였다.

"그 길로는 밥 못먹고 살아."

다른 사람들처럼 좋은 대학을 나와, 직장에 다니며 소위 말하는 '평범한' 삶을

살기를 누구보다 바라셨다.

남동생 의지는 강했고, 생각보다 오랜 시간동안 아빠와 부딪혀야했다.

그 당시 나는 아빠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는 남동생을 왜 이렇게 혼을 내는지, 기를 죽이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믿어주고 응원해 주며 지켜봐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하는 반문이 들었다.


그랬던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시선이 조금 바뀌었다.


'내 아이가 남들과는 다른 힘든 길을 선택한다면 순수히 지지해 줄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반문했을 때 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아이를 못믿어서가 아니었다.

힘들고 어려운 길을 견디고, 그 끝이 반드시 해피앤딩이 되지 않을 것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가장 평범하지만 안전한 공부를 강요하는 걸지도 모른다.

부모님은 자녀가 최악의 순간에 처하는 것을 우려 하는 것이었다.

그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남동생에게 말했다.

"나는 요즘은 부모님이 왜 그렇게 반대했는지 이해가 간다.

네가 힘들어질까에 대한 걱정인것 같아."

"웅. 나도 요샌 부모님 마음이 이해가 가."

"요즘은 어때? 지금도 연극이 좋아?"

"웅. 20대엔 사회적 시선이 두려웠는데 지금은 그것도 괜찮아. 행복해.

다만, 계속 이렇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은 있지."

남동생의 말엔 힘이 있었고, 동시에 두려움도 있었다.

나는 무작정 응원한다는 말을 더 이상 해주기가 겁이 났다.

"나이가 들수록 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들지도 몰라. 특히 가족을 꾸린다면 더욱 힘들어질지도 모르고."

"결혼을 생각하면 나도 답답해 지더라. 경제적인 걸 고민하니까. 이제야 진짜 어른이 되는것 같아."


최근 남동생이 나에게 해피머니를 몇번 요청했다.

공연 연습에 집중하며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지 못했는지 돈을 빌려달라는 거였다.

나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송금하며 카톡 메시지로 간단히 응원을 했다.

'힘내.'

사실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게 맞을까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스스로 독립한 동생을 있는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참았다.

아이를 낳고 보니, 모든 결정을 할 때 내 아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함께 생각하게 됐다.

공연이 끝나고 난 잠시 머뭇거렸다.

그리고 나는 동생의 손에 봉투를 쥐어줬다.

"티켓값이야. 초대해줘서 고마워."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응원이었다.




동생아. 인생을 누구보다 주도적으로 꿈꾸며 펼치는 너를 보며 항상 멋지다고 생각해.

특히 오늘 공연장에서의 네 얼굴은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어.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너를 언제나 응원할게!

멋지다.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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