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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Aug 27. 2022

그럼에도 얻었다.

동전 지갑을 만들기 위해 유튜브를 검색했다. '참 좋은 세상이다.' 필요한 것을 검색하면 뚝딱하고 영상이 나온다. 이 세상에 재주 있는 사람이 많다. 어쩜 이렇게 재주도 많지.


어쨌거나 동전 지갑을 조회해 마음에 드는 영상을 여러 번 돌려보면서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쉬워 보이던 작업은 어려웠다. 안에 들어가는 솜뭉치가 두꺼워 결국 마음에 안 드는 동전 지갑이 나왔다. 이럴 거면 그냥 동전 지갑을 사는 편이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종종 환절기 때 고생한다. 밤에 기침이 잦거나, 물 같은 콧물은 몇 시간 흘린다. 최근 몇 년 전부터 한 가지 증상이 더 발현되었는데 눈에도 알레르기 증상이 생겼다. 눈이 맵고, 안 보이고, 침침하다. 노화의 증상도 있지만 다르다.


엄마가 갑작스러운 망막박리로 한쪽 눈을 실명해, 나는 눈에 이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는다. 병원에 가서 진찰 후 내가 들은 말은 알레르기 증상이라는 것이다.


알레르기 약을 처방받았는데 가방에 마구 쑤셔서 넣고 다니는 것보다 별도로 알레르기 약만 보관할 수 있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래저래 방법을 찾다가 동전 지갑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재봉틀을 꺼내 유튜브 보면서 만든 나의 동전 지갑은 가지고 다닐 수 없을 정도의 결과물이 나왔다.


유튜브에 동전지갑 만드는 분들은 금새 잘도 만드는데, 1시간을 부여잡고 하는데도 삐뚤빼뚤이다. 그럼에도 어떻게 만드는지 알았으니, 분명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얇은 솜뭉치를 사용하면 더 좋은 동전 지갑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경험치를 쌓았다. 값진 경험이다. 좋지 않은 경험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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