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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배구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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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항아리 Oct 26. 2022

첫 경기, 첫 승리

현대캐피탈스카이워커스

배구 시즌이 돌아왔다. 가을 끝 무렵부터 시작해 이른 봄까지 배구의 계절이다. 추위를 잘 타 겨울을 싫어하지만, 배구를 즐길 수 있는 계절이라 좋아하기도 한다. 이 상반된 이유가 나도 이상하지만 어쩌겠느냐. 사람 마음이 꼭 한 가지만 추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선수로 뛰던 사람들이 어느덧 은퇴하고 감독이 되고 코치가 되었다. 그만큼 배구를 챙겨보기 시작한 것이 거의 14년~15년이니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그 많은 스포츠 선수은 은퇴하고 어떤 길을 갈까 궁금하다. 선수들은 많지만 자리는 한정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수들의 은퇴 후 삶이 궁금해진다. 오랜 시간 겨울이면 배구를 챙겨보는 낙(樂)으로 살았고, 내 인생에서 이젠 배구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지식은 없다. 다만 즐길 뿐이다.     


지난주에 배구 V리그가 개막하였고, 어제 내가 응원하는 현대캐피탈스카이워커스의 첫 게임이 있었다. 최근 2~3년 젊은 선수들을 리빌딩한다는 명분으로 젊은 선수를 대거 기용하고, 배테랑인 신영석 선수가 한국전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신영석 선수를 좋아하기에 내가 응원하는 팀에서 빠졌을 때 감독이 살짝 미웠다. 신영석이 빠지고 젊은 선수들의 능력 향상을 위해 리빌딩을 한다고 젊은 선수들이 많이 경기를 뛰었지만 결과는 거의 패배의 잔을 마셔야 했다. 팬 입장에서는 승리하는 경기를 보고 싶었다. 아마추어 경기가 아닌 프로경기인데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먼 미래를 내다보고 젊은 친구들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팀을 꾸려 나간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최근 몇 년간 경기마다 승리보다 실패가 많아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사기가 저하되었다. 그리고 어제 첫 경기도 이길 가능성을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작년과 같이 꼴찌를 맴도는 수준으로 운영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첫 세트를 이겼다.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와 4세트를 이기고 올 시즌 첫 경기,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부렸더니, 엄마가 옆집 할머니가 놀라겠다면 조용히 하라고 했다. 경기 보면서 계속 떠들면서 보다가 혼나기도 했다. 혼잣말을 쉬지 않고 많이 했다. 기대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내심 승리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상대방팀인 삼성화재 외국인 선수 '이크바이리'의 힘이 강력한다는 것과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느낌을 어제 경기를 보면서 내내 느꼈다. 아마 올해 외국인 선수 중 단연코 실력 좋은 선수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응원하는 팀의 외국인 선수는 나이가 많아 살짝 걱정되었다. 하지만 이를 불식시켰다. 경기 초반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않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실력을 보여줬다. 앞으로 내가 응원하는 팀의 외국인 선수의 경기력이 좋기를 바라며, 다음 경기에도 이기기를 간절히 바란다. 올해는 우승까지 노려봤으면 좋겠다.


어제 해설위원의 말 때문에 몇 번을 웃었다. 순간적으로 절묘한 표현을 하는 해설위원의 순발력에 놀랐다. "허수봉이 허당은 아니네요."  나는 "ㅋㅋㅋㅋㅋ" 하고 웃었다.

      

올해는 반드시 홈 경기장인 천안 경기장에 꼭 가고야 말겠다. 뜨거운 열기, 뜨거운 응원이 다른 어떤 경기장보다 느껴지는 천안 경기장의 열정에 같이 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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